정부가 상반기 중 탄소(온실가스)배출권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탄소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선진국은 이미 탄소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돼 2005년도 거래액이 219억달러에 달한다. 중국도 유엔과 함께 유럽과 미국에 이어 중국에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소를 설립하기로 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우리도 더 이상 무대책으로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탄소배출권은 온실가스 배출을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하는 선진국이 개도국 등에 온실가스배출 저감 설비 등을 해주는 만큼 온실가스를 추가로 더 배출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는 것으로 ,이를 사고 팔기도 한다. 교토의정서에 가입한 35개국은 내년부터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에 비해 5.2% 삭감해야 하기 때문에 배출권 거래는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펀드조성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이의 주범인 온실가스배출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교토의정서에 부정적이던 미국까지도 입장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올해 우리나라의 겨울이 1920년에 비해 한 달 가량 짧아진 것이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유엔 기후변화위원회는 현추세로 가면 2100년에 상하이가 침수되고 사막화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10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한국은 현재 배출삭감 의무국은 아니지만 2013년부터 대상국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LG경제연구원은 그럴 경우 2017년까지 1조2000억~2조원의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리 대비를 하지 않으면 국내 제조업은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국가적인 현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선진국 중심의 온난화대책이 되지 않도록 국제회의 등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의견을 제시하고 온실가스를 감축 판매하는 청정개발체제 구축과 대체에너지 개발에 힘을 기울여 배출권을 확보해야 한다. 탄소펀드 조성은 이를 위한 걸음이다. 탄소배출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우리경제는 물론 기업의 미래가 달렸다는 인식에서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