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가족수당기금(CAF) 지부에서 만난 엘리샤씨(27)는 "둘이서 월 785유로의 임대료를 내는데 생활비가 부족해 매달 400유로가 지급되는 사회연대수입(RSA)도 받으려 한다"며 "CAF에서 상담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주거복지정책의 '백미(白眉)'는 전달체계(delivery system)다. 복잡한 임대료 보조 제도를 비롯해 각종 사회보장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프랑스의 임대료 보조는 주택수당(AL)과 차등적주거비지원비수당(APL)으로 나뉘며 AL은 다시 가족주택수당(ALF)과 사회적주택수당(ALS)로 구분된다. ALF는 자녀가 있는 일반 주택 거주자에게 지급하고 ALS는 자녀가 없는 경우에 지급된다. 공공임대주택(사회주택)과 학생기숙사(CROUS)에 거주하는 사람은 APL을 받는다. 한 사람이 AL과 APL을 동시에 받을 수 없다.
이렇게 복잡하지만 이중 수혜나 누락이 없는 것은 잘 짜여진 주거복지 전달체계 덕분이다. 프랑스는 전국가족수당기금(CNAF) 산하에 지방사무소격인 CAF를 두고 임대료 보조금 수혜자 선정과 지급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CAF는 전국 각 행정구역마다 102개의 사무소와 2,000여개의 안내소를 두고 있다. 3만3,00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임대료 보조와 관련한 상담과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CAF는 주택수당뿐 아니라 실업ㆍ가족ㆍ장애수당 등 사회보장제도에 따른 다양한 수당에 대한 수혜자 목록을 종합적으로 관리한다. CAF 파리지부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전달체계를 갖춘 것은 임대료 보조 재원이 정부 재정과 민간 기부, 근로자들의 주택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조성되기 때문에 지원부서와 관리부서를 별도로 두고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이 같은 체계는 복지 프로그램 간 정보 공유를 통해 재정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수혜자도 필요에 맞는 복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