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부진하던 아시아 주식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최근 5개월 동안 외국자본의 아시아 시장 유입이 눈에 띄게 증가한 가운데 태국·중국·대만을 비롯한 대부분의 아시아 주식 시장이 10% 내외의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영국·독일 등 서구 선진 시장은 5% 미만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거나 오히려 하락하며 부진했다.
아시아 증시가 다시 한 번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아시아 증시의 밸류에이션 수준은 지난 2008년 최저점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편이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과 비교했을 때는 상대적으로 낮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부양책과 국유기업 개혁 의지도 아시아 투자심리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중국 내 경기둔화 가능성을 내비치는 경제지표가 연일 발표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것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 활성화 의지 덕분이다. 이미 7월 중국 정부는 '담보보완대출(PSL)'이라는 중국 인민은행의 새로운 대출 시스템을 통해 약 1조위안 규모의 자금을 시장에 대거 투입한 바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주택구입 및 가계대출 조건 완화와 함께 맞물려 중국의 부동산 경기 및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 내 국유기업들이 고강도의 개혁으로 실적개선을 달성한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차이나모바일·페트로차이나·CNBM 등 중국 내 국유기업들은 지난해 11월에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 후 발표된 정책에 따라 진행된 다각도의 시장 개혁을 통해 글로벌 시장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실적개선과 신뢰회복이 외국인 투자가들의 중국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지도자 선출, 그리고 태국의 정치 안정이 동남아시아 시장의 전반적인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각각 5월과 7월에 새로운 리더를 선출하고 부정부패 및 관료주의 척결, 그리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특히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른바 '모디노믹스'라 불리는 경제부양책을 통해 2·4분기 5.7%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며 인도 경기 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높인 바 있다. 이뿐 아니라 태국에서는 경제를 파탄으로 내몰았던 쿠데타 문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정치 안정과 동시에 경기회복 신호가 전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최근 아시아 증시의 상승세는 단순히 어떤 한 국가가 주도한다기보다는 여러 나라의 호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현상이라는 결론이다.
당분간 이러한 투자심리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최근 매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시아 주식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