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유럽 디지털멀티미디어(DMB)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ㆍLG전자 등 휴대폰 단말기업체들은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지상파DMB 시연을 펼친 데 이어 현지 사업자와 손잡고 시장진출을 타진중이다. 독일 등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오는 2006년 월드컵 개막 시점에 맞춰 DMB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에 삼성 등 국내업체들은 뛰어난 품질의 DMB 폰을 내세워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특히 독일 월드컵을 계기로 국산 DMB폰의 성능이 널리 알려질 경우 전세계 DMB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프랑스의 방송장비 전문업체인 VDL과 지상파 DMB 유럽시장 공동진출에 합의하는 등 유럽의 장비업체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지 방송사에 DMB 시스템을 공급할 유력 장비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DMB폰 시장을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한국형 DMB 규격인 ‘T-DMB’와 노키아 주도의 ‘DVB-H’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지상파 DMB폰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개발해 놓고 있어 협상에 한층 유리한 입장이다. LG전자도 지난해 말 T-DMB 규격의 지상파DMB폰을 개발한 데 이어 올 연말께 DVB-H용 DMB폰 개발을 끝낼 예정이다. 2006년말까지 독일 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하기로 한 LG전자는 월드컵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DMB폰 시장에서의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독일 유력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FAZ)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휴대폰 회사 중 하나인 LG전자가 독일월드컵이 열리는 2006년 세계 3위를 목표로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정부 차원에서도 한국형 T-DMB를 노키아의 DVB-H보다 우위에 올려놓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해 말부터 삼성ㆍLG전자와 함께 독일, 프랑스, 브라질, 동남아 등지를 순회하며 T-DMB 시연을 벌인데 이어 지난달 ‘DMB 해외진출 실무추진단’을 꾸려 세빗(CeBIT) 등 굵직한 국제 전시회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세계 DMB 시장은 올해 3억2,500만달러 규모를 형성한 뒤 오는 2012년 30억달러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