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엿새만에 순매수 낙폭과대주 중심 ‘사자’

종합주가지수가 사흘째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닷새째 매도공세를 취하던 외국인투자가들이 순매수로 돌아서 향후 수급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지가 새로운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를 제외하면 `Big Seller(대량매도자)`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면 과거의 경험상 주가가 오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몇 가지 면에서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외국인 순매수=주가상승`이란 등식 성립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들어 외국인투자가의 매매비중은 매도기간에는 꾸준히 늘어났지만 매수기간에는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외국인들이 매수에 소극적이다. 특히 미국증시 가 박스권에서 힘겨운 행보를 보이고 있어 외국인 매수를 촉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매행태도 과거 대량 순매수가 이어질 때와 다른 모습이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등 지수견인력이 높은 종목군에 대해서는 매도로 일관하고 있는 반면 일부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순매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더 이어질 것이라 장담하기 힘들고 시장체력도 점차 약화되고 있어 추가상승 국면이 이어질 경우 다시 한번 매도우위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외국인 엿새만에 순매수 전환=4일 외국인투자가들은 거래소시장에서 모두 2,769억원 어치를 매도한 반면 3,160억원 어치를 매수하며 엿새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하지만 순매수 규모가 391억원에 불과한데서 알 수 있듯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본격화됐다는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는게 증권가의 반응이다. 증권거래소의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의 매매비중(전체거래대금에서 외국인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24일 20.54%에서 30일에는 22.59%로 늘어났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24일 하루를 제외하면 연일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급기야 지난 3일에는 매매비중이 15.10%까지 떨어졌고 4일에도 19.0%에 불과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이 매도에는 적극적인 반면 매수에는 소극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증시 여건도 외국인 순매수 이끌기에는 역부족=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것은 해외증시 동향과 외국인 매매행태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외국인은 미국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 한국증시에서 순매수를 늘리고 반대일 경우 매도를 늘리는 `미국증시 연동매매`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의 미국증시 흐름과 여건은 외국인 매수를 이끌 정도로 좋지는 않은 상황이다. 다우지수는 지난달 27일과 30일 두번에 걸쳐 7,900선이 위협받는 가운데 8,100선에서는 반등에 한계를 느끼는 모습이다.외국계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증시가 급등세로 돌아선다면 모를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외국인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시가총액 상위종목 매도 지속=외국인 매매에서도 그러한 분위기는 쉽게 감지 된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종목군에 대해서는 여전히 매도우위를 나타낸 반면 순매수 종목군은 낙폭과대업종에 집중됐다. 외국인이 주로 사들인 업종은 금융업종(109억원 순매수)과 운수장비(109억원)ㆍ화학(93억원)ㆍ철강업종(77억원)등으로 주로 최근 낙폭이 컸던 업종이다. 외국인 순매수가 단기 낙폭과대주를 이용한 단기매매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상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매매기조를 강화하려면 최근의 불안정한 국제정세가 안정될 기미를 보여야 할 것”이라며 “본격적인 순매수는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가 추가적으로 오른다면 단기 고점에 다가설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현금비중`을 다시 늘리는 전략으로 선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지수 저점에서 사들였던 낙폭과대주 역시 추가상승시 목표수익을 낮추고 물량을 줄이는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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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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