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ㆍ29부동산대책의 일환으로 급조한 강북뉴타운 추가건설 계획과 부동산 실거래 과세방안이 재원부족으로 공염불에 그칠 위기에 놓였다. 또 이번 발표로 뉴타운 일대에 투기조짐이 재현되는 등 정부가 설익은 대책으로 부동산 과열만 부추기고 있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정부가 국민주택기금 지원 등을 통해 2010년까지 조기완료하기로 한 뉴타운 13곳 추가건설계획이 해당 기금의 재원부족문제의 벽에 부딪혔다. 또 2004년 하반기부터 부동산세금 실거래 과세를 본격화하겠다던 정부 방안도 그 기초가 되는 주택ㆍ토지종합전산망 구축사업이 예산부족에 막혀 차질을 빚게 됐다.
◇말뿐인 뉴타운 대개발, 주택기금으론 역부족 = 이중 뉴타운 13곳 추가건설사업의 경우 서울시가 전체 사업비중 도로 등 기반시설확보 명목으로 투자해야 하는 돈만 해도 7,400억원 가량이 소요될 전망. 더구나 기존의 은평뉴타운처럼 시가 공영방식으로 개발하는 도시개발방식을 채택하면 사업비는 수조~십 수 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실제로 은평뉴타운의 경우 땅투기로 토지수용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 사업비가 2조원을 뛰어넘을 것이란 게 시 도시개발공사 측의 전망. 왕십리뉴타운의 경우도 전체 3개 구역 중 1곳만을 도시개발방식으로 추진하겠다던 당초의 부분공영개발안이 적용됐다면 5,400여 억원이 들어갔을 것이란 게 시 예산관련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면 국민주택기금의 재원은 한정돼 있다. 전체 47조원의 자산규모 중 올 지출규모는 9조1,000억원. 이중 대지조성자금 지원비 명목으로 배정된 것은 3,000억원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1,500억원은 이미 집행이 된 상태다. 건교부 주거복지과의 한 관계자는 “내년도 기금운용 예산을 짜면서 대지조성자금 지원금액을 늘릴 수 있겠지만 뉴타운 사업비용이 수 조원에 이르게 된다면 기금만으로는 충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거래과세 조기 시행도 어려울 듯 = 정부가 내년 하반기까지 앞당겨 구축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주택ㆍ토지종합전산망도 예산부족으로 반쪽에 그치게 됐다. 이 전산망은 민간인들의 부동산매매시 해당 중개업소가 인터넷으로 검인계약서를 작성하면 정부가 기존의 가격자료 등을 기초로 그 허위신고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주택거래신고제나 허가제 등이 도입되기 위한 선행 조건인 셈이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중 이 전산망 구축을 조기완료 하겠다는 방침. 하지만 지금까지 구축이 완료된 곳은 248곳의 기초지자체 중 125곳뿐이며 그나마 광역지자체는 서울과 제주도를 제외하면 전무하다.
이와 관련 건설교통부는 연내에 23곳, 내년에 35곳의 전산망 구축작업을 완료 시키겠다는 방침이지만 예산부족으로 실현이 어렵게 됐다. 건교부는 전산망구축 관련 내년 예산안으로 150억원을 제출했지만 그나마 절반이 삭감됐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