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감각을 알아야 참신한 과자를 만든다”
어린이부터 10~20대의 젊은 층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제과업계가 젊은 소비자 취향을 제대로 알기 위한 색다른 시도에 나섰다. 소비자 모니터 운영 등에 그쳤던 기존의 시장조사에서 한 발 나아가, 젊은층의 민감한 소비성향 변화를 감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
24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제과는 이달부터 나이지긋한 임원들이 젊은이의 감각과 소비 성향을 몸소 체험하는 이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장소나 활동을 실제로 경험해 봄으로써 소비층의 트렌드 따라잡기에 나선 것. 지난 22일 첫번째 체험으로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6명의 임원들이 강남의 소위 `잘 나가는` 텐트 바 `모야`에서 젊은이들 틈에 섞여 회식을 가졌으며, 앞으로 미니 홈페이지 운영이나 보드게임 카페 탐방, 이색적인 젊은이의 초청강연 등 매달 한 차례씩 `영 트렌드`에 동참하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오리온은 이 밖에도 연령별 트렌드 파악을 위해 중ㆍ고ㆍ대학생과 직장인 남녀, 주부 등 9명을 선발해 일주일 동안의 자신의 행적을 기록한 일기를 작성토록 하는 `쿨 헌터`제도를 지난 8월부터 운영중이다. 각 소비층의 동선과 소비 경로를 파악해 트렌드 분석에 이용한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해태제과는 기존에 대다수 인원이 입사 3~4년차 남성들로 구성됐던 마케팅 담당자를 지난해부터 대학을 갓 졸업한 여성으로 대폭 물갈이하고 있다. 과자의 주요 소비층인 여중ㆍ고생의 성향 파악을 위한 것. 이에 따라 해태제과는 과거 1~2명에 불과했던 여성 마케터를 15명, 전체의 40%까지 늘렸으며 최종적으로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지난 상반기부터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세미나를 열어 기존 제품에 대한 모의 리뉴얼 토론을 벌이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 수집에 나섰다.
업계 선두인 롯데제과도 신제품 출시에 앞서 중ㆍ고등학교에서 시행하는 샘플링 조사를 최근들어 강화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종전에는 주요 제품에 대해서만 조사를 벌였지만 요즘에는 모든 제품을 출시할 때 사전 조사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