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종이신문 인터넷에 먹혔지만 투자한 버핏은 9,000% 수익

■ 136년 WP 매각 들여다보니

136년 전통의 미국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가 아마존 창업자에게 팔려 신문업계에 충격을 주는 가운데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이 신문에 대한 투자로 무려 1조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닷컴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를 2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베조스는 구체적인 내역을 밝히지 않았지만 도널드 그레이엄 워싱턴포스트 의사회 의장 겸 CEO로부터 경영권과 일부 주식을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그레이엄 CEO는 지분보유율이 17.9%에 불과했지만 의결권은 100% 행사해왔다. 하지만 이번 인수로 80년에 걸친 그레이엄 가문의 워싱턴포스트 지배의 역사가 막을 내리게 됐다. 특히 이번 인수는 인터넷 폭풍에 기존의 미디어가 무너진 상징적 사건으로 이에 따라 신문업계의 구조조정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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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조프가 워싱턴포스트의 새 주인이 됐지만 정작 수익은 최대주주인 버핏 회장이 거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미 경제전문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날 버핏이 30년의 장기투자로 무려 9,08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버핏은 지난 1973년부터 워싱턴포스트의 모기업인 워싱턴포스트컴퍼니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2004년에는 지분을 173만주(지분율 23.3%)로 늘렸다. 워싱턴포스트사의 주가는 현재 598달러 정도로 버핏 주식의 평가액도 10억1,000만달러에 이른다. 워싱턴포스트사는 이 신문 외에 교육업체 카플란과 다른 지역신문, 케이블TV 등을 소유하고 있다.

버핏의 투자액이 1,100만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평가차익은 10억달러에 달한다. 워싱턴포스트사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도 55%나 급등했다. 버핏은 워싱턴포스트사의 이사직을 2011년까지 25년간 맡았으며 최근 2년간 중소도시 신문사를 대거 인수해왔다.

한편 베조스는 신문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미국 사회에서 워싱턴포스트가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이해하며 그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매일매일 경영에 간섭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인터넷이 뉴스 산업의 거의 모든 요소를 바꿔 지도가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고안과 실험이 필요하다"고 전해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들어가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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