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의료보험수가 책정으로 각 병원의 중환자실이 「중환」을 앓고 있다.
중환자실 운영비는 1일 베드당 14만6,000원이 들어가나 보험수가 보상액은 1/5 수준인 2만9,410원에 그쳐 병원들이 필요장비 구입 및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내과계 중환자실의 경우 연간 적자액이 9억원에 달하고 있고 신생아중환자실은 더 심해 매월 평균 1억2,000여만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큰 수술환자를 수용하는 외과계 중환자실의 경우 1병상당 간호사 급여가 105달러(달러당 1,400원)지만 의료보험에서는 21달러만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병원 중환자실 피수영(신생아과)교수는 『중앙병원 개원 이후 지금까지 약 43억8천여만원을 중환자실에 투자(인건비는 제외)하고 있으나 지난해 호흡기계 중환자실 28병상에서만 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병원의 고윤석(호흡기내과 )교수도 『중환자실의 적자운영 계속으로 시중 병원들은 계속적인 투자와 전문인 양성에 의욕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특히 중환자실 입원치료가 필요한 내성균주인 매치실린 포도상구균이 94년에 비해 3배 이상 발견율이 증가추세이고 이 질환의 치료를 위해서는 고단위 항생제를 사용해야 하나 기본 수가가 낮아 치료를 제대로 할 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병원들은 중환자실이 적자누적에다 사망사고등으로 의료분쟁까지 많이 발생하자 신규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환자실의 시설이 많이 현대화하고 인력도 전문화해 생존율이 67%(사망 22%, 포기 11%)로 구미 선진국 70%대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IMF 한파 이후 병원의 적자폭이 늘면서 병원내에서 중환자실은 「찬밥」으로 내몰리고 있다.
따라서 현재 중환자실은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이 일할 수 있도록 수가를 현실화해 치료수준을 올리고, 중환자의 생존율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다.
울산의대 이상일교수(예방의학교실)는 『의사는 물론 간호사들 조차도 중환자실 근무를 기피,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살 수 있는 중환자가 속절없이 죽어가는 불행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신정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