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 연봉 10억원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순수’ 국내선수가 아닌 해외를 찍고 오는 ‘유턴파’에게 유독 파격대우를 안기는 풍토는 한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화 이글스는 12일 김태균(29)과 1년간 연봉 15억원에 계약한 뒤 대전의 한 호텔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태균의 연봉은 성적에 따른 옵션도 없이 순수 보장액만 15억원이라 더욱 파격적이다. 선수연봉이 10억원을 돌파하기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종전 최고액은 지난 5일 이승엽이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하면서 사인한 1년간 8억원(옵션 3억원 포함 총액 11억원). 이승엽 역시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하고 친정으로 돌아온 케이스다. 이승엽 이전 최고연봉은 심정수가 현대 유니콘스에서 삼성으로 옮기면서 받은 7억5,000만원이다.
김태균은 2001년부터 9년간 한화에서만 뛰며 통산 타율 3할1푼 188홈런 701타점을 올렸다. 30홈런 이상을 친 시즌은 두 시즌(2003ㆍ2008년)이었다. 이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일본 지바 롯데와 3년간 계약한 김태균은 첫해 타율 2할6푼8리 21홈런 92타점으로 연착륙했으나 올 시즌에는 부상 탓에 타율 2할5푼 1홈런 14타점의 초라한 성적을 냈다. 또 대지진으로 인한 충격까지 더해 지난 8월 말 지바 롯데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일본에서의 성적과 관계없이 김태균을 환영한 한화는 ‘내 자식’이라는 마음으로 최고대우를 안겨줬다. 김태균 이전 투수 이혜천도 일본에서 1패 평균자책점 5.09의 성적을 남기고 지난해 말 총액 11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3억5,000만원, 옵션 1억5,000만원)에 두산 베어스로 복귀했다. 이같이 복귀파에 너그러운 분위기가 정착될 경우 선수로서는 자격만 얻으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렇게 되면 국내리그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