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대박 계기 분위기 고조… 내년 기업 20곳·목표금액 올려잡아
IPO시장 기대해도 좋아… 해외 우량기업 유치도 박차
한국판 다우지수 'KTOP30' 활용… 배당 확대·액면 분할 적극 유도
"내년 유가증권시장의 신규 상장 규모는 기업 수와 공모금액 모두 올해 수준을 뛰어넘을 것입니다." 김원대(사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삼성SDS 상장 대박을 계기로 상장 주관사 계약을 맺으려는 기업들이 많이 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김 본부장은 "특정 기업을 거론하긴 힘들지만 내년에도 삼성SDS에 버금가는 기업들이 상장에 나설 것"이라며 "내년 유가증권시장의 신규 상장 기업은 20개, 공모금액 목표 역시 올해보다 더 올려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의 신규 상장기업은 8개(12월 예정기업 포함), 공모금액은 약 3조5,000억원 규모다. 유가증권시장은 지난 2010년 8조7,000억원을 정점으로 2011년 2조9,000억원, 2012년 7,200억원, 2013년 6,600억원으로 매년 공모금액과 기업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김 본부장의 내년 목표는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이를 위해 김 본부장은 해외 기업의 국내 상장 유치에도 발 벗고 나서기로 했다. 거래소는 내년 초 아시아와 미주 지역에서 한국과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는 현지 우량 기업들을 대상으로 상장 유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그동안 중국기업에만 한정돼있던 상장 유치 범위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김 본부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상장사들의 배당 확대와 액면 분할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그는 "정부 정책에 부응해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더라도 기관과 외국인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까지 그 혜택을 함께 누리려면 고가주에 대한 액면 분할이 수반돼야 한다"며 "액면 분할을 통해 개인들의 투자 참여가 늘어나 주가가 오르고 자금조달이 용이해지면 기업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이 배당을 독식해 국부가 유출된다는 우려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애플은 자사 주식의 50%를 미국 국민이 갖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액면 분할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국내 기업을 설득해가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액면가 500원으로 상장한 삼성SDS와 쿠쿠전자(192400)의 경우 개인투자자 비중이 60%를 넘어선 반면 액면가 5,000원인 삼성전자(005930)와 아모레퍼시픽(090430)의 개인 비중은 10%대에 머물러있다.
김 본부장은 정부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주식시장 발전방안에 포함된 마켓 메이커(시장 조성자) 제도와 한국판 다우지수로 불리는 'KTOP30'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소위 '황제주'로 불리는 고가의 우량주들은 높은 주가에 반해 거래량은 매우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동일한 조건이라면 액면 분할을 한 기업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마켓 메이커 제도를 우선 적용하는 등 더 많은 혜택을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다우존스나 일본 닛케이225 지수와 같은 단순주가평균방식의 KTOP30 지수가 도입되면 초고가주의 액면 분할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본부장은 정부가 주식시장 발전방안을 통해 기관투자가의 역할을 강화한 데 대해 "기관들도 보다 다양한 투자전략이 가능해진 만큼 외국인이 좌지우지하던 국내 증시에서 기관들이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