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허술함 또 드러낸 정부

"뒷북 행정" 거센 비판 속 소재지 잘못 표기 해프닝

"이미 위험 차단 했는데…" 일부 병원 불만 토로도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왔거나 다녀간 의료기관 24곳의 명단을 비공개로 해오다 여론에 밀려 7일 전격 공개한 데 대해 뒷북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더구나 일부 공개병원이 잘못되면서 다시 수정해 발표하는 해프닝이 벌어지는가 하면 공개명단에 포함된 병원도 이미 감염 노출 위험을 차단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7일 정부의 메르스 관련 병원 명단을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8일 만에 공개한 데 대해 시민들과 해당 병원들은 전형적인 뒷북행정이라며 냉담한 반응이다. 시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메르스 병원' 명단을 다 알고 있었지만 정부가 확인해준 것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대청병원 인근에 거주하는 최모(51)씨는 "정부에서만 병원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 동네 사람들은 메르스 환자가 어느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지 알고 있었다"며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병원 명단을 공개한다는 것은 뒷북행정이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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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진 환자가 방문한 병원 중 한 곳으로 발표된 평택푸른병원(푸른내과)은 "환자가 병원에 머문 시간이 5분도 되지 않은데다 거쳐 간 지 (메르스 잠복기 14일을 넘긴) 보름이 지났는데 병원이름을 공개하는 이유는 뭐냐"고 억울해했다.

확진자가 지난달 22일과 25일 외래진료(응급실)을 통해 거쳐 간 것으로 발표된 오산한국병원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 의심 증상으로 응급실을 방문했던 환자와 접촉했거나 접촉했을 우려가 있는 의료진과 직원 10명을 자가격리 조치했었다"며 "이 중 4명은 지난 5일 자정께 음성 판정이 나와 격리조치를 해제했고 나머지 6명도 8일 자정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나 지금까지 모두 아무 증상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이름이 공개된 병원 가운데 일부가 소재지가 잘못 표기돼 수정해 발표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군포시는 이날 "(정부가 발표한 명단에 들어 있는) 성모가정의학과의원(외래)의 소재지가 군포라고 적시한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항의가 이어지자 명단 공개 3시간 후 수정 명단을 발표했다. '성모가정의학과의원'의 소재지를 '경기도 군포시'에서 '서울 성동구'로 정정했고 충남 보령시 소재 '대천삼육오연합의원'은 '삼육오연합의원'으로, 경기도 평택의 '평택푸른병원'은 '평택푸른의원'으로 수정했다.

또 부천의 메디홀스의원은 부천에 동일 이름 병원이 2곳 있는 것을 감안해 부천 괴안동 소재 병원으로 특정했으며 당초 '여의도구'로 잘못 표기됐던 여의도성모병원 소재지도 '영등포구'로 바로잡았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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