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매일유업가 형제, 신사업 경쟁 2라운드

커피전문점은 형이 우세… 식자재 유통도 대결 "시너지 효과 기대"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좌)-김정민 제로투세븐 대표(우)

● 장남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백화점에 '더 코너스' 입점… 고급 치즈·햄·와인 등 선봬


● 삼남 김정민 제로투세븐 대표

수입 과자·베이커리 등 '어라운지' 통해 영토 확장


매일유업 오너가의 형제가 커피전문점에 이어 식자재 유통에서 또다시 격돌하게 됐다.


주인공은 고(故) 김복용 창업주의 장남인 김정완(57) 매일유업 회장과 삼남 김정민(52) 제로투세븐 대표다. 유업계와 유아동업계에서 확실한 캐시카우를 확보한 이들은 매일유업 경영구도에서는 회장과 사내이사로 협력하는 모양새지만 신사업 영역에서는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을 펼쳐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커피전문점 경쟁에서는 형인 김 회장의 완승으로 끝난 형국인데 형제경쟁 2라운드 격인 식사재 유통에서는 동생인 김 대표의 반격이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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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지난 11일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관에 식자재를 직접 유통·판매하는 '더 코너스'를 선보였다. 새롭게 단장한 식품관에 입점한 더 코너스는 고급 수입치즈와 수제햄·샌드위치·와인 등을 주메뉴로 내세워 백화점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매일유업의 한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 수입치즈 코너를 맡고 있다가 이번 식품관 리뉴얼을 계기로 관련 제품을 정식으로 선보이는 매장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또 같은 층에 홍콩식 딤섬으로 유명한 '크리스탈 제이드 익스프레스'도 열어 식품사업에 대한 강한 관심을 드러냈다.

동생인 김 대표도 식자재 유통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중이다. 그는 지난해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원두커피 기업 씨케이코앤을 통해 수입과자와 베이커리·탄산수·생과일 등을 판매하는 '어라운지'를 세웠다. 아직까지 온라인 판매망을 중심으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서울 지하철 9호선 선유도공원 인근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사업확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앞서 이들 형제는 원두커피 전문점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 호사가의 입방아에 올랐다. 형은 2009년 '폴바셋'을, 동생은 2011년 '루쏘'를 열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커피시장에 뛰어든 것.

결과는 김 회장의 판정승. 직영점 체제로 운영하는 폴바셋은 고급커피의 입소문을 타고 서울 시내 주요상권에 매장을 냈고 현재 점포 수는 30개를 넘어섰다. 반면 루쏘는 4곳뿐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형제가 신규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을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매일유업이나 유아동 대상의 제로투세븐 모두 탄탄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저출산 여파로 주력사업의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더 코너스가 백화점이라는 특수상권을 감안하더라도 중소업체가 대부분인 식자재 유통업계에 형제가 발을 들여놓는 것은 예상 밖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식자재 유통업체 관계자는 "자금력이 막강한 기업에서 혼자도 아니고 둘이나 경쟁적으로 중소기업 영역에 뛰어드는 상황이 달갑지 않다"며 "경쟁이 치열한 이 시장이 더욱 힘들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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