ˆ지난 30일 발표된 미국의 4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4%는 당초 예상치인 4.5~5.0%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미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주장을 뒷받침 하기엔 충분한 수준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 분석했다. 신문은 그럼에도 불구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척도인 개인소비 및 고용상황 등을 고려할 때 최근 FRB가 밝힌 이자율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정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FT는 이번 GDP 실적이 당초 예상을 밑돌아 실망스럽지만, 통상 GDP 성장률이 3.5~4.0% 정도면 경제 성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우선 전제했다. 이는 특히 지난 3ㆍ4분기 8.2% 성장을 제외하면 2002년 2ㆍ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미국 경제의 강한 회복세를 확인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는 것.
같은 기간 다른 지표들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바침하고 있다. 비거주자의 대미 투자 규모는 6.9% 늘었고, 소프트웨어 및 설비투자 규모도 10% 증가했다. 특히 수출은 무려 19.1% 성장, 달러 약세의 효과를 증명했다. 시카고구매관리자지수도 9년래 최고치를 기록, 기업인들도 경기 회복을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그렇다고 현재 상황을 이자율 인상 시기를 앞당길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정도로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과 밀접한 개인소비와 고용상황이 뚜렷한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인플레이션 척도로 사용되는 개인소비 디플레이터는 이 기간 지난 62년 이후 최저 수준인 0.7% 증가에 그쳐 현재로선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적음을 시사했다. 같은 기간 개인가처분 소득도 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지난 3ㆍ4분기 8.2%와 4ㆍ4분기 4.0%란 격차는 세금 환급과 모기지 리파이낸싱의 효과가 단발성에 그쳤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이는 개인소비의 상승 탄력이 지금보다 더 둔화될 수도 있다는 한 가지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FRB가 이자율 인상과 관련 `상당 기간`이란 표현을 철회하긴 했지만 실제 이자율 인상이 단행되려면 FRB의 말바꾸기 대로 상당기간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FT의 지적이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