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패척결로 민심수습" 결연한 의지

■ 올 국정운영 청사진월드컵 성공적 개최·남북관계 개선등에 총력 김대중 대통령은 14일 내외신 연두기자회견에서 '21세기 국운 융성의 길을 열자'는 목표아래 경제 살리기와 월드컵 대회의 성공적 개최, 남북관계 개선에 역점을 두겠다며 집권 마지막 해 국정운영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 대통령은 올해 국정운영과 관련, "▲ 경제경쟁력 제고 ▲ 중산층과 서민층 생활향상 ▲ 부정부패 척결 ▲ 남북관계 개선 등 4대 과제와 ▲ 월드컵 ▲ 아시안게임 ▲ 지방선거 ▲ 대통령선거 등 4대행사의 성공적 개최에 역점을 두겠다"며 이 가운데 경제경쟁력 제고와 월드컵 성공개최, 남북관계 개선을 국운융성을 위한 당면과제로 꼽았다. 특히 김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 앞선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 벤처기업 비리에 청와대 전ㆍ현직 관계자들이 연루된 데 대해 깊이 사과하는 한편 남은 임기동안 재발방지를 위해 부정부패 척결에 불퇴전의 각오로 나서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우선 김 대통령은 '특별수사검찰청'의 조기설치 방침을 밝히는 등 남은 임기동안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신승남 검찰총장까지 동생 승환 씨의 '이용호 게이트' 연루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 상황에서 부패와의 전쟁을 통해 게이트 파문으로 악화된 민심을 조기에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김 대통령은 이와 관련, "몇몇 벤처기업들의 비리에 일부 공직자와 금융인, 심지어 청와대 몇몇 전ㆍ현직 직원까지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데 대해 큰 충격과 더불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심정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고 솔직히 사과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일부 벤처기업들의 비리연루사건을 큰 교훈으로 삼아 정부와 사회 각 분야의 부패척결에 불퇴전의 결의를 갖고 임하겠다"며 "특별수사 검찰청의 설치를 조속히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고강도 처방을 내놓았다. 김 대통령은 부패척결 특단의 대책에 대해 "중요한 비리사건 수사를 전담하는 특별수사검찰청을 만들겠다"며 "대통령이 사정관계 책임자를 소집해 앞으로 1년 일정을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결심으로 일체의 부패에 대해 가차없이 척결하는 대책을 세워나가겠다"고 부패척결 의지를 다짐했다. 이와 함께 김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주창해 온 3대 과제에 부정부패 척결을 포함시킨 4대 국정과제와 4대 행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김 대통령은 국운융성의 시대가 도래하고있는 점을 고려해 "4대 과제와 4대 행사 가운데 국운융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의 경쟁력 제고와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 남북관계 개선 등 3가지"라며 "이들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전력 투구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적극적인 국민적 동참을 유도했다. 연두회견의 단골메뉴로 등장한 개각문제에 관해 김 대통령은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한 채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 대통령은 이와 관련, "심사 숙고중이며 어떠한 계획도 수립된바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솔직히 말해 작년말부터 금년초까지 각종 게이트 때문에 정신을 못차리고 그런 문제를 차분하게 생각하지 못했다"며 "기자회견이 끝나면 (각계 인사들과의 간담회를) 계속하면서 심사숙고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김 대통령의 언급을 감안할 때 조기개각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희박한 셈이다. 하지만 국정쇄신 차원에서 2~3월에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대통령은 이어 "인사정책에 있어서 지연, 학연, 친소를 배제한 공정한 인사를 한층 강화하겠다"면서 앞으로 예상되는 개각과 고위공직자 인선과정에서 진전된 탕평인사를 선보이겠다는 점을 천명한 것도 주목한 부문이다. 김 대통령은 대선과 지방선거 관리 문제에 대해 "양대 선거는 역사상 전례가 없는 가장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책임지고 이를 실천하겠다"면서 공명선거 의지를 재확인한 뒤 여야 정당과 국민의 협력을 적극 요청했다. 하지만 김 대통령은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당적이탈 및 선거중립내각 문제에 대해선 "당적이탈 계획은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차기 개각 때 선거중립내각 등장 가능성은 높지않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및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와 만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야당 총재를 언제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해 이제 주사위는 이 총재쪽으로 넘어갔다. 또 김 대통령은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향상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챙기겠다"면서 중산층 및 서민생활 안정대책을 강력히 추진할 뜻을 밝혀 구체적인 후속조치가 주목된다. 김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선 경의선 복원, 개성공단 건설, 금강산육로관광, 이산가족 상봉, 군사적 신뢰와 긴장완화 등 5대 핵심과제가 차질 없이 실현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대통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한 문제에 대해선 "확실하게 말할 수 없으며 불투명하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밖에 김 대통령은 북미관계와 관련, "금년안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2월 19일 조지 Wㆍ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게 되면 남북 및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진지한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황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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