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표결여부의 키를 쥐고 있던 박관용 국회의장이 12일 탄핵안 `강행처리`를 선택했다.
박 의장은 11일만 해도 국회의 정상적 운영과 의원의 자유의사표현이라는 이율배반적 가치를 사이에 두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밤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간곡한 요청에 의해 자의반 타의반 국회의장실에서 날밤을 새면서도 탄핵안 처리 이후의 여파를 고민해 왔다는 것. 막판까지 타협을 모색해오던 박 의장은 이날 오전 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도 야당의 반발이 줄어들지 않는 등 더 이상 중재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 국회법에 따른 국회 운영카드인 `경호권 발동`을 선택했다. 박 의장은 이날 오전 여야 의원들간의 육탄전이 벌어지는 등 난장판 상황에서도 한나라당 의원 및 경위들의 호위 속에 본회의장을 찾아 사회를 보는 `악역`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표결을 선포하면서 열린우리당 의원들로부터 “5공세력이냐” “사회를 보지말라”는 등의 험한 말을 들어야 했으며, 탄핵안 가결을 선포한 이후에는 의석에 있던 열린우리당 의원들로부터 구두와 명패 세례를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박 의장은 탄핵 가결을 선포한 뒤 “대한민국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전진해야 한다”는 말로 이날 본회의장 입장 이후 50분간 진행된 전운속의 표결진행의 변을 밝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민열기자 my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