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정대선” 단호의지 표명/김 대통령 탈당 배경과 전망

◎「현철씨 문제」 다시 불거지자 중립선언 전격 발표/정국안정 기여 미지수… 김심향방 관심 여전할 듯김영삼 대통령이 7일 신한국당 탈당을 선언한 것은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국민신당 지원」의혹을 일축하고 명실상부하게 대선을 중립 위치에서 관리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사실 김대통령의 당적이탈은 신한국당 내분사태가 격화된 후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여야 대선후보 및 정당대표 연쇄회동이 시도되면서 사실상 시기선택의 문제로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다.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가 검찰의 「김대중 비자금」 수사유보 결정에 반발해 김대통령의 당적이탈을 요구한 이후 청와대측은 줄곧 『대선 공정관리와 당적보유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엉거주춤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거듭된 대선 공정관리 의지표명에도 불구하고 각 후보진영이 상호비방과 폭로 공방을 거듭하며 손명순여사와 아들 현철씨까지 끌어들이는 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탈당 단행의 「뇌관」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대통령은 이날 아침 신우재 청와대대변인을 본관 집무실로 긴급 호출, 탈당 사실을 공식 발표토록 긴급 지시하고 이어 수석비서관회의를 소집, 『앞으로 나의 탈당 취지를 잘 이해하고 어느 정당, 어느 후보에도 치우침없이 신중하게 처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어느 누가 당선돼도 좋다. 공명정대한 선거를 통해 국민이 선택한 후보를 적극 지지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청와대측은 8일의 특별담화에 단호한 내용을 담을 것임을 예고했다. 신대변인은 『특별담화가 김대통령이나 청와대 입장을 해명하거나 변명하는 차원의 것은 전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하지만 김대통령의 탈당과 「중립선언」이 혼탁의 극에 휘말린 정국을 안정시키는데 크게 기여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관측이 적지않다. 지난 92년 대선 때 「무적대통령」이 과연 어느 정파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 위치를 견지했는지 고개를 젓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또 향후 「김심」이 내심 어느 방향으로 쏠릴 것인지 여부에 의혹을 보내는 시선은 중립선언 이후에도 완전히 사라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유석기 기자> ◎각당 반응/신한국­민주계 이 총재 공세예상… 대책 부심/국민회의­“국민신당지원위한 계획된 수순” 의심/국민신당­“선거공정관리위한 순수한 결단기대” ○…신한국당의 대다수 당직자들은 7일 김대통령의 탈당에 대해 『총재가 촉구해왔고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며 『대통령이 밝힌대로 앞으로 공명선거가 이뤄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 이회창 총재는 이날 『중립적 위치에서 공정선거 관리를 선언하겠다는 차원에서 당적을 떠난 만큼 중립적 입장을 지키기 바란다』고 선거 공정관리를 촉구. 그러나 비주류 민주계들이 대통령의 탈당을 계기로 이총재에 대한 전면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이들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도 골몰하는 모습.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김대통령의 탈당에도 불구, 국민신당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계획된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성명에서 『김대통령의 탈당이 국민신당과의 관계속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신한국당내 민주계의 대거 탈당과 신당행, 「여권 핵심세력」의 신당지원 등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 특히 「낮에는 공명선거, 밤에는 이인제 지원」이라는 표현까지 동원되는 등 김대통령 탈당배경의 「순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청와대 비서진 문책, 김현철씨 인맥의 국민신당 철수, 국민신당 창당자금원 공개 등의 조치를 거듭 주장. ○…국민신당은 공식적으로는 「공정한 대선관리를 위해 고뇌끝에 내린 결단」이라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갑작스런 발표에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 박범진 사무총장은 『신한국당과 국민회의가 「청와대 신당지원설」을 제기, 무책임하고 파렴치한 공세를 펼친 것이 이유가 된 것 아니냐』고 반문. 반면 윤재걸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탈당이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의 음해 및 중상모략과는 관계없는 순수한 결단이길 바란다』고 말해 「신당지원설」과 무관함을 부각시키려 노력.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김대통령의 신한국당 탈당으로 자유로운 입장에 처하게 된 신한국당 비주류 의원들의 대거 합류가 이어질 것을 기대.<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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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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