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전면개각' 의미·전망김대중 대통령이 이번주에 단행할 개각은 민심을 수습하고 임기 말 국정과제의 수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내각 구성인 만큼 조각 수준의 전면 개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당초 국민의 정부 출범 4주년(2월25일)을 전후해 중폭 수준의 개각을 단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핵심 측근인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이 이형택씨의 보물발굴 사업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민심이 크게 동요하자 개각시기를 앞당겼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내각 개편폭=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27일 "김 대통령이 민심수습과 국정쇄신 차원에서 개각을 단행하기로 한 만큼 이번 개각에서는 조각 수준의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며 전면 개각을 시사했다.
이번 개각은 DJP 공조 파기로 인해 김 대통령이 집권한 후 처음으로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력으로 내각을 구성하는 첫 DJ 독자내각이라는 의미가 있어 김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특히 김 대통령은 이번 개각을 통해 국정에 전념한다는 민주당 총재직 사퇴의 의미를 살려 정치적 색채가 약한 전문가나 각계의 명망가를 대거 발탁하는 '탈 정치형 내각'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각의 관점 포인트는 이한동 국무총리를 비롯,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포함한 경제팀 ▦정치인 출신 장관 ▦물의를 빚은 장관 등의 경질 여부다. 아울러 박지원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의 재기용 여부도 주목된다.
우선 이 총리의 거취문제다. 이 총리의 경우 DJP 공조 붕괴 직후부터 당쪽에서 줄곧 교체론을 제기해온 점과 대선과의 관련성 등을 고려할 때 교체가 유력하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전망이지만 차기 총리의 인준 문제와 '대안부재론' 때문에 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음은 경제팀의 진퇴다. 경제팀장인 진 부총리는 유임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국정쇄신 차원에서 전윤철 기획예산처 장관과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 등 상당수의 경제팀 장관이 교체될 전망이다. 진 부총리도 내각쇄신 차원에서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올들어 주가상승,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 경제가 호전 기미를 보여 유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인 출신의 대폭 교체가 예상된다. 김 대통령이 아직 민주당 당적은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당적을 갖고 있는 장관들이 전원 교체되지는 않겠지만 이번 내각개편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의원직이나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장관들은 거의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입각해 있는 민주당 현역 의원은 김원길 보건복지부, 장재식 산업자원부, 유용태 노동부, 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 등이며 이근식 행정자치부, 유삼남 해양수산부, 남궁진 문화관광부, 한명숙 여성부 장관 등도 당적을 갖고 있다.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에 출마할 꿈을 갖고 있는 김원길 보건복지부 장관과 동생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김영환 과기부 장관 등은 교체가 확실시되고 있다.
김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박지원 전 수석의 경우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국가정보원장 기용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대북관계 진전 역할과 국내 언론과의 관계개선 등을 고려할 때 국정원장 발탁설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ㆍ외교ㆍ안보팀의 경우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홍순영 통일부 장관의 경우 남북관계 정체 등의 책임을 물어 경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한완상 교육인적자원부 총리도 대학입시 수학능력시험 난이도 파문과 학력타파 논란 등을 감안할 때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3당 정책연합이 가동됐을 당시 민국당몫으로 입각했던 한승수 외교통상부 장관의 거취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장관의 경우 유엔총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점이 변수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김 대통령이 야당측이 요구하고 있는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 제기되고 있으나 거국 중립내각은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청와대 비서실 개편=김 대통령은 이번 내각개편과 함께 보물발굴 사업에 개입된 의혹을 받고 있는 이기호 경제수석을 포함, 청와대 수석비서진도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석의 경우 법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렵지만 도덕적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는 게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업무수행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노동복지와 정무ㆍ교육문화 등 상당수 수석도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이상주 비서실장의 경우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임될 가능성이 높지만 업무 장악력과 추진력을 고려할 때 교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인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