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의 이번 결정은 최근 일련의 움직임과 맞물리며 남북관계에서 당분간 긴장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북한은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시험발사는 물론 서해상 남측 함정에 대한 조준타격 위협과 함께 실제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포사격 훈련까지 실시하는 등 도발위협 수위를 날로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권력서열 2인자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등 지도부를 무자비하게 공개 숙청하는 등 내부적으로도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체제 단속에 몰두하고 있다.
북측의 이번 불허 조치가 유감스러운 것은 5·24조치 5주년을 앞두고 남북 간 대화의 접점이 모색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5·24조치 해제의 관건인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북측의 사과 내지 유감표명 등 전향적 조치만 있다면 우리 측은 관계개선을 위해 5·24조치 해제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북측의 돌연한 반 총장 방북허가 취소로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북한은 이날 또 자신들의 핵 타격수단이 '소형화' '다종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주장하며 "우리의 자위력 강화 조치에 함부로 도전하지 말라"고 위협했다. 한쪽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하며 다른 한쪽으로 도발을 일삼는 북한의 전형적 수법이다. 이런 식으로는 남북관계가 더 이상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다는 점을 북한 당국은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