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난 오늘도 밤샜다" 클럽서… 도서관서…

대학가 심야의 두 얼굴<br>● 홍대 앞 클럽거리<br>경기 불안에도 여전히 불야성… 입장 하려면 1시간 기다려야<br>● 신촌 대학 도서관<br>"자격증 하나라도 더 따야 안심" 각종 시험 준비 학생들로 북적

오전 2시를 넘겼지만 홍대 클럽거리에는 클럽에 입장하려는 대기 손님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사진 위). 같은 시각 홍익대 도서관 24시간 열람실의 불빛이 캄캄한 캠퍼스를 고고하게 밝히고 있다.

대학생들의 심야도 양극화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홍대 앞 클럽 거리는 경기 불안에도 여전히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한편 신촌 부근 대학의 심야도서관은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으로 붐볐다. 대조적인 열정을 태우는 주말 신촌의 젊은이들을 대학생 인턴기자들이 찾아봤다. ◇홍대 클럽은 젊음 발산하는 대학생으로 발 디딜 틈 없어=지난주 말 자정, 물 좋다고 소문난 M클럽 입구. 가볍게 한 잔 걸치고 클럽에 입장하려는 젊은이들의 줄이 도로는 물론 골목까지 늘어섰다. 클럽 직원은 "요즘 경기가 나쁘다고 하지만 한 번도 불황을 느끼지 못했다"고 귀띔했다. 1시간여를 기다려 입장료 2만원을 내고 들어간 클럽 내부. 힙합 음악에 맞춰 몸을 비트는 수백명의 청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의자마저 없는 이곳에서 몸을 기댈 만한 벽 공간을 찾은 시간이 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오전3시. 그래도 스테이지의 분위기는 여전히 열을 뿜었다. 클럽이 문을 닫는 오전6시30분까지 몸을 흔드는 사람도 많았다. 주말이면 꼭 클럽에서 스트레스를 푼다는 대학생 S씨(25세)는 "보통 오전4시까지 놀다 클럽에서 나가 해장국이나 간단한 분식으로 요기하고 지하철 첫 차를 타고 귀가한다"고 말했다. 날이 환해져가는 오전6시. 여전히 음악이 흘러나오는 클럽 주변의 쓰레기를 청소부 아저씨가 치우는 가운데 여기저기 길에 누워 있는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다. ◇도서관은 미래 찾는 학생들로 북적=클럽이 황금시간대로 접어드는 자정 무렵의 홍익대. 클럽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도서관의 전등도 꺼지지 않았다. 학생들의 요청으로 제4공학관 열람실을 24시간 개방하는 홍대 도서관의 한 관계자는 "학점 관리와 스펙 쌓기에 나서는 학생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서강대 심야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도 전년보다 4% 정도 늘어났다. 박훈복 로욜라도서관 과장은 "취업난이 심해지면 심야 도서관 이용학생이 증가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B씨(24세ㆍ경영학부 4년)는 '자격증을 하나라도 많이 따놓아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은 생각'에 새벽마다 이곳을 찾는다. 시침이 오전3시를 향해 달려가는 연세대의 학술정보원. 12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에 여념이 없다.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K씨(23세ㆍ법학과 3년)는 "클럽에서 즐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유혹을 이기기 위해 홍대 앞은 피해 다닌다"고 말했다. 복학생인 H씨(26세)는 "학점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서관에서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클럽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며 "젊음을 즐길 만한 여유도 허용하지 않는 환경이 불만스러울 때도 많다"고 털어놓았다. 날이 밝아오고 등교하는 학생이 늘어나면서 도서관은 더욱 많은 학생으로 붐볐다. 동이 트면서 젊은이들이 빠져나간 클럽거리와는 대조적이었다. ◇홍대 클럽 거리 주변 부동산은 불패 신화=홍대 클럽 거리는 '불황 무풍지대'였다. 클럽뿐 아니라 클럽 주변의 상가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떡볶이가 주메뉴인 한 분식점에는 30분간 120여명의 손님이 드나들었다. 편의점과 주점도 마찬가지. 클럽에 입장하기 전에 술을 마시거나 귀가하기 전 입가심하려는 고객들로 붐볐다. 홍대 부근의 상가 매매를 전문으로 삼는 M부동산의 K 이사는 "웬만한 가게면 3억~5억원의 권리금이 붙는다"며 "시세가 상승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원룸과 아파트도 오름세 속에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원룸 전문인 H부동산은 "클럽 주변의 부동산 시세는 매물이든 전ㆍ월세든 하락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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