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투신 “서비스로 고객유인” 불붙었다

◎타행송금서 수익증권 위탁판매까지/“생존위기” 타금융권과 손잡기 활발/95년 국투­동남은행 업무제휴가 최초/고객 수익증권 담보로 은행대출 알선도/수익증권 저축시 상해보험 가입효과도/삼성·장은카드 등 연계 지점수 열세 만회투자신탁회사들이 본연의 자산 운용업무외에도 고객유치를 위한 부대서비스개발이 활발하다. 그동안 투신사를 이용하는 고객들로부터 ▲적은 지점수 ▲타금융기관과의 연계성 부족 등이 가장 큰 불편으로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투신사들은 금융권별 장벽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틈을 이용해 은행, 보험, 카드사 등과 업무협조의 폭을 날로 확대시키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본격화한 타금융권과의 연계를 통한 부대서비스 개발경쟁은 타행송금, 보험성 투자신탁, 제휴카드발급, 담보대출, 수익증권위탁판매 등으로 발전해 왔다. 투신사들이 개발하는 부대서비스는 현재 어느수준까지 와있으며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지를 알아본다.<편집자주> 투신사들은 금융시장 개방확대, 금융권별 경쟁심화 등 금융환경이 급격한 변화기에 진입하면서 각 금융기관들과의 업무제휴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95년 산업전반에 유행처럼 불어닥친 「고객만족경영」이 단초를 제공했지만 실은 폐쇄적인 금융환경이 개방체제로 변화하면서 투신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어쩔수 없이 선택한 판촉전략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투신사들은 고객들이 은행처럼 이용하고 있으나 특성상 많은수의 지점을 유지할수 없다는 단점을 극복하는 것이 선결과제였다. 은행들이 수백개에 이르는 지점망을 이용해 저인망식 신탁자금 유치활동을 벌임에 따라 유가증권 투자신탁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누려왔던 투신사들은 긴장을 넘어 존폐의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 와중에 금융산업 개편논의가 진행됐고 금융권별 진입장벽 및 업무영역제한이 조금씩 해제돼가자 투신사들은 다른 금융기관, 특히 은행과 연계한 과외 부대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타행송금 및 입금◁ 지점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첫번째 프로젝트는 타행송금이었다. 타행송금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투신사와 은행의 자체전산망이 연결되야 가능하며 이의 성공은 곧 투신사가 하나로 연결된 제 1 금융권의 전산망에 간접적으로 가입하는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투신사들중 한국·대한투신에 비해 후발주자인 국민투신증권이 가장 먼저 이같은 시도를 감행했다. 국민투신증권은 지난 95년 1월 고객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던 후발은행중 동남은행과 업무제휴 계약을 맺고 상호간의 전산망을 제한적이나마 서로 연결, 송금서비스를 개시했다. 동남은행은 금융전산망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동남은행 전산시스템과 연결된 국민투신 전산시스템은 고객들이 원하는 전국의 모든 은행, 농수축협, 우체국 등으로 자금을 보낼수 있게 된 것이다. 국민투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해 10월 타행 입금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때서야 은행들은 투신사가 간접적인 금융전산망 연결을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반발했으나 정부당국의 중립표명으로 투신사의 사실상 승리로 돌아갔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다른 투신사들이 앞다투어 은행과의 업무제휴를 추진했고 현재 대부분의 투신사가 타행송금 및 입금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수익증권 담보대출◁ 제 1금융권과의 간접적 전산망연결을 성공시킨 국민투신증권은 투신사의 최대목표인 대출을 시도했다. 방법은 투신고객들이 갖고 있는 수익증권을 담보로 은행이 자금을 대출하고 투신사는 이를 알선하는 것이다. 이 역시 계약을 맺은 은행과 투신사의 전산망이 연결돼 있지 않으면 담보관리가 되지 않으므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민투신증권은 송금서비스를 계기로 전산망이 상호연결된 동남은행과 쉽게 일을 추진할수 있었다. 국민투신증권은 95년 12월 동남은행과 전격적으로 수익증권 담보대출 알선계약을 체결해 은행들은 물론 다른 투신사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 은행권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한 재정경제원은 공식적인 대출알선 및 홍보를 금하는 조건으로 국민투신과 동남은행의 수익증권 담보대출을 묵인했다. 각 투신사들이 은행과 업무제휴를 강화하면서 전산망을 서로 연결한 은행과수익증권 담보대출 계약을 조용히 확대하고 있다. 한국투신은 서울은행과 지난해 10월부터 담보대출 알선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이후 조흥, 주택, 보람, 상업은행 등으로 대상은행수를 늘리고 있다. 대한투신은 지난해 8월 처음으로 수익증권 담보대출을 시작한 이래 현재는 서울, 주택, 보람, 충북, 하나, 외환은행과 삼성화재, 비씨카드 등 8개사와 대출알선 계약을 맺고있다. ▷보험성 투자신탁◁ 공사채든 주식형이든 특정 수익증권저축에 가입하면 상해 내지 교통사고보험에 가입한 효과를 얻는 상품도 지난 95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같은 부류의 상품은 노후연금 투자신탁이나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퇴직연금투자신탁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종합건강검진 무료서비스를 시행한데서 출발한다. 투신사가 얻는 자산운용대가중 일부를 고객들에게 되돌려 주는 일환으로 개발된 건강진단 서비스가 이후 상해보험 내지 교통사고보험 자동가입 서비스로 확대된 것이다. 현재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은 삼성화재와 국민투신은 LG화재와 보험계약을 체결해 이미 몇몇 수혜자가 발생한 상태다. ▷제휴카드◁ 투신사가 제휴카드 발급을 시도한 것은 은행권과의 송금서비스를 실시한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업무전산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통장의 카드화는 필수적이었지만 지점수가 적어 고객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왔다. 이에 투신사들은 은행권 내지 전문신용카드사와 업무제휴를 통해 신용카드를 발급하면 고객들이 투신사 자체지점을 통하지 않고도 자금을 출금할 수 있으므로 간접적인 전산화 및 업무량축소를 도모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현재 국민투신은 은행권과는 처음으로 동남은행과 비자 제휴카드 발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며 대한투신이 삼성카드, 한국투신이 장은카드와 각각 제휴신용카드 계약을 맺고 있다. 한국투신은 이밖에도 서을은행, 한국컴퓨터 등과 현금인출 제휴카드 발급계약을 맺고 활용중이다. ▷기타◁ 투신사들은 증권사와 수익증권 위탁판매 계약을 체결, 타 금융권을 이용한 판매창구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이 각각 17개의 증권사와, 국민투신증권이 9개의 증권사와 위탁판매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마진이 적은 수익증권 판매를 외면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실패한 사업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한편 투신사들은 현재까지의 타금융기관과의 제휴관계를 더욱 밀착시켜 은행이 실시하는 모든 부대서비스, 즉 공과금 수납대행업무까지 시도하는 등 「은행베끼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그 성공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최상길>

관련기사



최상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