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신약 1호 '선플라' 어떤약인가 -국산신약 1호로 개발된 선플라는 헵타플로틴(HEPTAPLATIN)이라는 물질의 상품명으로 제3세대 백금착체(PLATINUM COMPLEX) 항암제이다.
백금착체 항암제란 분자구조 중심에 백금(PT)원자를 갖고 있으면서 암세포의 핵속에 존재하는 DNA의 이중나선구조에 부착돼 암세포성장과 증식을 억제하고 제거하는 효능을 보유한 물질을 말한다.
의학적 측면에서 선플라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백금착체 항암제의 1세대인 시스플라틴(CISPLATIN)의 부작용을 줄인데다 2세대 항암제 카보플라틴(CARBOPLATIN)의 미미한 항암효과를 개선했다는 점이다.
시스플라틴은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30여종의 항암제중 가장 유용한 약제중에 하나이다. 고환암·난소암·폐암·두경부암·방광암·위암·자궁경부암 등 악성종양에 유용한 약물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시스플라틴은 구토나 신경독성(손이나 발끝에 통증을 느끼는 증상) 등 부작용이 나타났고 암세포의 내성(耐性)으로 인한 저조한 항암효과가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제2세대 백금착체 항암제 카보플라틴은 시스플라틴의 각종 부작용을 크게 완화한 유도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카보플라틴은 시스플라틴에 비해 상당부분 부작용을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골수독성이 강하고 항암효과 역시 저조해 신장기능에 문제가 있는 난소암이나 폐암 환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이용돼 왔다.
이에비해 선플라는 12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암질환중 국내에서 가장 많은 위암에 시스플라틴과 유사한 효과를 보였고 카보플라틴에 비해 부작용도 적어 위암 확산방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혈액학적 부작용과 신장 부작용을 비롯, 구토·탈모 등을 획기적으로 줄여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98년기준 세계의약품 시장의 규모는 3,000억 달러로 2000년에는 15%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의약품시장은 신약개발 능력을 갖춘 상위 20여개사가 전시장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 그나마 지금까지 신약을 개발한 국가는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 10개국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국산신약1호는 약효뿐만 아니라 국제 신뢰도를 높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SK케미칼은 신약개발을 위해 지난 10년간 박사급 연구원 7명을 포함, 30여명의 자체 연구진과 서울대병원 등 외부 16개 기관에 근무하는 100여명 이상의 연구원을 투입했다.
연구자금은 정부지원금 13억6,000만원을 비롯, 총81억원이 들어갔다. 임상3상 및 적응증확대용법과 용량개선을 위해 최소 100억원이상 추가투입도 계획하고 있다. 이와함께 SK케미칼은 동양의학의 개념을 도입한 차세대 관절염-간염-고혈압치료제의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신약개발 사업은 70년대초부터 바람이 불기 시작했으나 실질적인 투자는 늦어져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 하지만 국산신약 1호 선플라의 개발을 계기로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사업은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항암제 시장은 6억달러 규모. 국내의 경우 98년기준 650억 정도로 연간 1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백금착체 항암제인 시스플라틴과 카보플라틴의 국내소비가 연50~70억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70억원 정도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국내에서 임상중인 신약은 20여개 품목으로 정부는 1,480억원을 지원했다. SK케미칼을 이을 다음 주자로는 유한양행·중외제약·동화약품 등이 꼽히고 있다. 유한양행의 경우 간질환 치료제 「YH-439」의 2단계 임상시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동화약품은 퀴놀린계 항암제 「DW-116」를 임상시험중에 있어 빠르면 연말께 1~2개사가 또다른 신약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케미칼측의 한 관계자는 선플라의 시판가격에 대해 『현재 사용되는 수입항암제의 5분의1(본인부담금기준) 수준인 10만원 내외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