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언론을 비롯한 중국 매체들은 테러 가능성에 대한 비중을 점점 높이고 있다. 도난여권 소지자가 탑승하고 여객기가 공중폭발이라도 한 듯이 갑자기 레이더망에서 사라진 정황 등이 테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항공전문가인 장바오신은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비행기가 응급신호조차 보내지 못한 것과 관련, 갑작스러운 공중분해 외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며 "테러일 경우 생존자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정협·전인대)를 앞둔 지난 1일 29명이 사망한 쿤밍테러에 이어 테러 가능성이 높은 여객기 실종사건이 발생하면서 중국 정부의 대응도 어느 때보다 빨라지고 있다. 이날 중국 정부는 외교부·공안부·교통운수부·민항총국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조사단을 말레이시아로 파견한 데 이어 도난여권 도용에 대한 공동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중국 당국은 항공기 2대와 해경선 6척, 구조선 14척, 헬리콥터 2대, 상륙함 2척을 포함한 해군 군함 4척 등 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장비와 인력을 급파했다.
전문가들은 테러 등 사회불안이 중국 경제에 새로운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당독재에 의한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독특한 틀로 어느 나라보다 안정된 경제발전을 누리던 중국 경제도 정치·사회적 불안이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페이민신 미국 클레어몬트매케나칼리지 정치학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소수민족 갈등이 테러 등으로 폭발하고 내부적으로는 사회불평등에 대한 불안이 드러난다면 중국 경제발전을 다시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중국 정부가 실업률에 신경을 곤두세운 것도 실업자로 인한 사회불만 세력 등장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수년간 유지해온 도시 신규 취업자 수를 900만명에서 1,000만명으로 늘리고 성장률 목표를 시장 예상치의 상한선에 가까운 7.5%로 유지한 것도 실업으로 발생하는 사회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전문가는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실제로 15%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며 "문제는 이들 청년의 취업 소외감이 사회불평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테러공포가 확산되더라도 중국 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히려 수출 쇼크에 이어 2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생산자물가로 인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요감소와 성장둔화가 맞물릴 경우 디플레이션은 불가피하고 중국 정부가 또다시 가시적인 미니 부양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