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해외전문가에 듣는다] <3> 주바오량 中 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 부주임

"中 부동산 거품 해결 못할땐 2013년께 성장률 급락 가능성"<br>세수개혁 통해 소득격차 줄이고 내수주도 경제로 시스템 바꿔야<br>위안화, 올 달러화 대비 6% 절상, 2~3년내 달러당 5위안선 적당<br>농산품보다 공산품부터 협상, 한중 FTA 쉬운것부터 풀어가야



"중국이 부동산 버블과 맞물린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오는 2013년을 전후해 경제성장률이 급락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 등 일부 유럽 국가의 채무위기와 닮은꼴이 될 수 있습니다." 주바오량(祝寶良ㆍ48ㆍ사진) 중국 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 부주임은 중국이 지속 가능한 안정적 성장을 누리자면 소득분배 개혁을 통한 내수주도 경제로 성장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사회 양극화의 주범인 부동산 버블 문제를 해결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안화 가치의 향배에 대해 "올해부터 시작된 12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 기간에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는 등 환율개혁 조치가 포함돼 있다"며 "올해 달러화 대비 6%대의 절상이 이뤄진 후 앞으로 2~3년 내에 달러당 5위안에 이르는 것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추진과 관련해 "양국은 농산품 등 민감한 분야에서 이견을 보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산품 등 상대적으로 협상이 쉬운 것부터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중국경제 최대의 관심사는 급등하는 물가에 맞춰져 있습니다. 하반기 물가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지난 6월 6.4%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후 7월부터 6% 수준으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2010년 초부터 시작된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화폐 발행량과 신용대출 속도가 어느 정도 통제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부터 물가는 안정될 것입니다. -하반기에도 기준금리 인상 등 중국당국의 통화긴축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까. ▦물가는 하반기부터 전년 동기에 비해 하락세로 돌아서겠지만 전월 기준으로는 상승세를 나타내 물가안정 차원에서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다만 6월을 정점으로 물가 급등세가 꺾인 만큼 하반기에 한 차례 정도 추가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리인상 시기는 8월이 유력하며 물가는 오는 10월부터 전월을 기준으로 따져도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중국경제가 부동산 가격 급락 및 금융부실 문제로 경착륙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등 비관론자들이 중국의 경착륙을 경고하고 있지만 올해 성장률이 8%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다만 긴축정책 실시에 따른 경제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합니다. 금리인상 등 긴축정책이 계속되면서 올해 성장률은 9.2~9.3%, 내년에는 9% 정도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 3ㆍ4분기에 9%의 성장률로 저점을 기록하겠지만 기업들의 재고부담이 줄어들면서 투자여력이 생기고 있는 만큼 4ㆍ4분기에도 9%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서 4조위안의 재정부양책 등으로 인프라 투자에 나서며 경기반등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타난 부동산 거품이 결국 중국경제를 옥죌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데요. ▦당장은 아니지만 과다하게 풀린 부동산 대출과 이에 연계된 지방정부 부채가 중국경제에 큰 짐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2013년을 전후해 부동산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할 경우 성장률이 급락할 수 있습니다. 지방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률을 높이겠다며 금융투자회사를 만들어 부동산 투자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은행 부채를 떠안았습니다. 그리스 등 일부 유럽 국가의 채무위기와 같은 꼴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중국은 현재 국민소득과 주택가격, 임대료와 주택판매가격 간 괴리가 크기 때문에 부동산 버블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중국도 미국과 같은 부동산 버블 붕괴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부동산 버블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것이 버블 붕괴로 이어진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중국정부는 부동산 버블의 위험을 인지하고 이미 강력한 규제책에 착수했습니다. 일례로 두 번째 주택 구입자는 매입금액의 60%를 자기 돈으로 내야 할 정도로 은행의 부동산 대출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은 미국과 달리 대출 레버리지 효과를 높이는 금융파생상품이 없어 버블 정도가 그다지 심각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부동산 규제로 주택가격이 떨어지고 이에 따른 부동산 대출의 부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은행 시스템 전반을 흔들 정도의 규모는 아닐 것입니다. 중국정부가 올해 저가 공공주택 1,000만채 건설 등 공급을 늘리고 있는 것도 부동산 가격 안정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지난해 6월 환율개혁 이후 위안화 절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향후 위안화 향배를 어떻게 보십니까. ▦현재 위안화 절상압력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중국의 수출이 줄어들고 있지만 무역흑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은 계속될 것입니다. 올해 누계로 달러화 대비 6%대의 절상이 이뤄지고 향후 2~3년 정도에 달러당 5위안 정도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12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 기간에 환율시스템 개선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위안화 환율시스템 개선과 함께 절상이 이뤄질 것입니다. -중국이 수출주도의 성장방식에서 내수주도로의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입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소득분배 개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소득격차를 해소해야 합니다. 우선적으로 소득격차 해소는 세수개혁을 통해 이룰 수 있습니다. 현재 소득 양극화의 주된 원인은 부동산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버블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부동산 보유세, 개인소득세 시스템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데 있습니다. 부동산 문제뿐만 아니라 국영기업 구조조정 및 수익배분제도 개혁 등도 본질적으로 소득분배 개혁에 속하는 것들입니다. 한국과 일본이 부동산 보유세, 개인소득세 개선을 통해 소득분배를 실현했듯이 중국도 이 같은 길을 걸어야 합니다. -한중 양국 정부가 FTA 추진원칙에 동의했지만 아직 공식 협상에 들어가지 못하는 등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디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요. ▦세계에서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아시아, 특히 한중일의 경제협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한중 FTA 추진에 있어 농산품 분야가 민감한 게 사실입니다. 한국과 중국뿐 아니라 일본 등 3개국의 공동 난제가 토지 부족이기 때문에 농산품의 무역문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기타 분야에서는 협력의 공간이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공산품은 상호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상호보완 성격이 많기 때문에 자유무역으로 가는 데 있어 그렇게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공업이나 서비스업부터 협상을 추진하고 옥수수 등 개별 농산품은 천천히 순차적으로 의견을 좁혀나가는 방식이 나을 것입니다.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에 이어 이탈리아도 부채 문제가 불거지는 등 유럽의 재정위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럽의 일부 국가들은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경제성장 속도를 초과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실상 유일한 해결책은 긴축재정이고 이를 실현하려면 유럽 경제성장 속도가 당분간 둔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스가 재정지출 감소를 통해 채무증가 속도를 성장률 증가 속도 이하로 낮추는 조치에 시동을 걸었는데 향후 이 같은 개혁의 성공 여부가 유럽경제의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미국도 높은 실업률 지속 등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3차 양적완화 가능성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3차 양적완화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는 디플레이션 방지, 실업 확대 방지를 통한 경기회복 분위기 조성을 위해 실시됐는데 이 같은 목적이 달성된 상황입니다. 1ㆍ2차 양적완화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가시고 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추가 양적완화를 실시한다고 해도 높은 실업률이 해소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현재 실업자 대부분이 부동산업 등 전통 부문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돈을 푼다고 취업이 개선되는 상황이 아닙니다. 미국경제는 유럽보다는 올해 괜찮을 것이고 2~3%의 성장을 할 것으로 봅니다. 기존의 미국 양적완화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냈고 미국은 첨단산업 기술시장의 빠른 발전으로 경기회복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 주바오량 부주임은
주바오량 중국 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 부주임은 중국 최고 지도부의 경제정책을 자문해주고 있는 대표적인 거시경제 전문가다. 그는 성장률ㆍ인플레이션 등 거시목표를 결정하는 최고위 경제정책 결정회의인 중앙경제공작회의 보고서 작성에 매년 참가하고 있다. 국가정보센터는 중장기 경제발전 로드맵을 책임지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의 싱크탱크다. 주 부주임은 지난 1987년부터 20년 넘게 중국경기 사이클, 성장과 인플레이션과의 상관관계 등 거시 분야에 천착해왔다. 그는 최근 인민일보 등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세제개혁을 통한 소득 재분배, 국영기업 구조조정 등 경제 인프라 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1963년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1987년 화둥(華東)사범대 수학과 석사 ▦1987년 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 연구원 ▦1994년 일본 국제동아연구센터 객원연구원 ▦1997년 미국 루이빌대 거시 및 수리경제학 수료 ▦2000년 주유럽연합 중국 경제팀장 일등비서 ▦2003년~현재 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 부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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