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겨울한파, 온정으로 녹이자


올 겨울한파가 유난히 매섭다. 벌써 몇 번째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폭한이 우리 곁을 찾아왔다. 내년 2월까지 이 같은 한파가 몇 번이나 더 올지 알 수도 없다. 서민,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에게 한파는 고통으로 다가온다. 경기침체 등으로 가뜩이나 살기 힘든데 한파는 서민들에게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은 물론 세상살이에 대한 회의감까지 들게 한다.

난방ㆍ취사ㆍ조명 등 에너지 구입에 가구소득의 10% 이상을 지출하는 계층인 에너지빈곤층이 150만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120만가구 대비 30만가구나 늘어났다는 통계가 작금의 경제상황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우리는 주변 곳곳에서 겨우내 단칸방에 불조차 넣지 못한 채 고물 전기장판만 의지하고 있는 쪽방촌 독거노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국가와 지자체 등에서 쥐꼬리만한 지원금을 받지만 방세를 내고 나면 먹을 것조차 제대로 조달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난방비는 생각도 못한다고 하소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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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사회적 약자를 돕고자 하는 손길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연탄은행에 들어온 연탄기부가 크게 감소했는가 하면 사회복지시설을 찾은 사랑의 손길도 매우 드물었다고 한다. 일부 관공서와 기관만이 이들 시설을 의례적으로 찾은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약자의 설움을 이해하는 보통 사람들이 지갑을 닫은 모양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이후 사회복지시설, 쪽방촌 등을 연이어 방문하며 민생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당선의 기쁨은 뒤로 한 채 어려운 이웃을 직접 찾아나선 모습이 보기 좋다. 혹한의 고통을 겪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이 이 모습을 보고 마음으로나마 따뜻함을 느꼈을 것이다.

연말연시 우리의 이웃을 다시금 살폈으면 한다. 치열했던 선거 때문인지, 경제적 어려움 때문인지는 몰라도 올 겨울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는 데 소홀함이 많은 듯하다. 정부와 지자체 등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다양한 지원책이 구석구석까지 펼쳐질 수 있도록 살펴주기를 당부한다. 어려움 속에서도 더욱 어려운 사람을 돕는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을 다시금 살려 가까운 곳에서 고통 받고 있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는 국민들이 많았으면 한다.

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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