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연금 고갈 막아라" 정년연장 카드 꺼낸 중국

2022년부터 남녀 65세로 연장

수급 대상 줄여 재원확보 효과

하반기부터 연금 주식투자 완화

중국이 연금고갈 위기에 정년연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공무원연금과 기업연금을 합치는 등의 기존 대책으로는 연금고갈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1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일 인웨이민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 장관은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퇴직연령 연장 방안을 오는 2017년에 확정해 2022년 이후 시행한다고 밝혔다. 중국 노동자의 현재 정년은 남자가 60세, 여자는 50세(간부는 55세)다. 정부 방안대로라면 2022년 이후에는 남녀 모두 정년이 65세로 늦춰진다.


중국 정부는 정년연장의 배경을 인구고령화에 두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인 부장은 "60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이 2020년에 19.3%, 2050년에는 38.6%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노동인구는 계속 줄고 있다"며 "현재 근로자 3명이 1명을 부양하고 있으나 2050년에는 1.3명이 1명을 부양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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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년연장의 실질적 배경은 양로보험으로 불리는 연금고갈 위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득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지난해 양로보험 수급 대상을 2017년 9억명, 2020년에는 10억명이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재원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고속성장 시대에서 연 7%의 중속성장 시대로 성장의 틀을 바꾼 상태에서 마냥 재원을 늘릴 수는 없는 만큼 수급 대상을 줄이는 것도 연금고갈 위기 해법 중 하나인 셈이다. 지난해 12월 중국청년보의 분석에 따르면 정년이 1년 연장되면 양로기금이 40억위안 늘고 지출은 160억위안 줄어드는 효과를 낸다. 120억위안 정도의 여유가 생기는 셈이다.

중국 정부는 또 연금투자 규제도 풀 방침이다. 상하이증권보는 정부가 그동안 제한했던 양로기금의 주식투자를 하반기부터 완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경우 연금투자의 효율성 증대와 함께 상하이증시에 유동성이 공급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문제는 정년연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중국인은 정년이 늦춰지면 양로보험을 받아 노후를 즐길 기간이 짧아지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특히 노령층의 일자리가 많은 중국에서 손쉬운 일을 하면서 연금까지 받을 수 있는데 굳이 65세까지 직장에서 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포털인 소후닷컴이 회원 2만5,311명을 대상으로 한 정년연장 설문조사에서 무려 95%가 정년연장에 명백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찬성은 3%에 불과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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