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디폴트 시한 D-3…운명의 주말

美 부채협상 시한 D-5… 운명의 주말 <br>'2단계 부채 증액안' 표결 또 연기되자 "디폴트땐 美 GDP 5%P 하락" 경고 <br>글로벌 증시 3일새 무려 1兆달러 증발… 부결 가능성 낮지만 시장은 최악 대비


미국이 연방정부의 부채증액 협상 시한(8월2일)을 닷새 앞두고 타결 여부를 판가름 짓는'운명의 주말'을 맞았다. 미 정치권이 재정적자 감축 및 부채한도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조속한 협상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시장은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몰고올 충격을 우려해 지난 3일간 글로벌 증시에서 무려 1조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일각에서는 미국 디폴트(채무불이행)시 경제성장률이 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공화당 내분으로 혼란 가중=정부의 부채상한에 대한 '2단계 증액안'을 들고 나온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 의장과 오는 2012년까지 2조4,000억달러의 증액을 주장하는 민주당 안의 대립구도는 공화당의 내분으로 이어져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은 당초 28일(현지시간) 하원 전체회의를 열어 베이너 의장이 마련한 부채상한 증액안을 표결에 부칠 방침이었다. 상원에서 민주당이 부결시키겠다는 으름장에도 하원 표결을 강행하겠다던 베이너 의장은 내부 반란에 부딪혀 표결일정을 29일 오전으로 재차 연기했다. 보수성향이 강한 당내 티파티 진영의 반발로 가결에 필요한 216표를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공화당은 일단 29일 표결을 목표로 내부의견 조율에 나섰지만 사분오열하고 있는 미 정치권이 모두가 만족할 만한 대타협을 도출해내기 힘들 것이라는 불안감만 커져가고 있다. ◇중국도, 월가도 '노심초사'=협상 시한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하면서 초조한 시선으로 미국을 바라보던 국제사회는 노골적으로 미 정치권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은 관영언론인 신화통신을 통해 "미국이 세계경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정치 지도자들이 국제적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외환관리국(SAFE)은 보유외환 다각화를 거론하며 미국에 대한 간접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현재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1조1,598억달러에 달한다. 골드만삭스ㆍJP모건체이스 등 월가 주요 금융사의 최고경영자(CEO) 14명도 경제에 미칠 "가공할 충격"을 우려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ㆍ공화당 지도부에 공동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디폴트나 등급 강등 모두 경제와 투자자 신뢰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며 협상타결을 촉구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부채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 지위에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은 '8월2일 이후를 준비"=다급한 상황에서도 아직은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결국에는 마감시한 이전에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신용등급이 한 단계 조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이미 오는 8월2일 이후를 대비하는 방향으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발 불안감에 지난주 말 이후 27일까지 3거래일 동안 전세계 시가총액이 1조달러 이상 줄었고 1년물 미 국채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미국이 디폴트에 빠질 경우 미 증시가 30%가량 폭락하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5%포인트 이상 빠지는 파급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해 시장의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이런 가운데 미 재무부는 8월2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못할 경우에 대비, 국채 이자를 최우선으로 지급한다는 재정지출 비상대책을 마련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금융시장 혼란에 대비해 은행권에 지침을 제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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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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