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채권시장은 극심한 변동성 확대를 나타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월 통화완화를 시사하면서 월 초반에는 사실상 개점휴업에 가까웠으나 기준금리가 동결된 직후부터 금리가 급반등했다. 그 결과 한때 정책금리 5.00%를 밑돌았던 지표물인 국고채 5년물 수익률이 월말에는 5.5%대까지 눈높이를 높였다.
지난 5월 기준금리 결정 직전까지 채권시장은 사실상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 이 총재의 발언과 통화 완화를 시사하는 여러 정책 당국자들의 연이은 코멘트에 힘입어 금리인하 자체보다는 구체적인 인하 횟수나 타이밍을 놓고 논의가 집중됐을 정도였다. 5월이 힘들다면 늦어도 6월에는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식의 시나리오 구상이 이뤄졌던 것이다.
그러나 불과 1개월간의 시차라고는 하지만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인된 물가 위험에 대한 징후들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통화당국은 입장을 완전히 바꾸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다시금 강조한 것이다. 단순히 통화완화 시기 조율과 구상에 초점이 맞춰졌던 시장 참가자들에게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채권시장은 이전의 금리인하 기대를 되돌리는 과정과 동시에 기준금리와의 새로운 적정 스프레드를 찾는 과정에 돌입했다. 적정한 레벨을 찾는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주요 기술적인 포인트를 기점으로 공방이 이어졌고 그때마다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선물을 매도하면서 부담을 늘렸다.
취약한 채권 매수 기반으로 인해 투자심리 불안에 따른 변동성 증폭 확률은 여전하다. 그러나 현재의 인플레 부담은 수요보다는 비용 측 요인이 상당한 만큼 지속적인 물가 이슈에 대한 노출은 시간이 경과 할수록 경기 이슈로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으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을 동시에 수반한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이슈로 불거진 금리 변동성 국면이 진정된다면 높아진 레벨을 활용한 금리 하향 안정화 시도가 가능하다고 예상한다.
단기적인 방향성 배팅이나 듀레이션 확대에 대해서는 여전히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짧은 시간에 금리가 급등한 만큼 새로운 레벨에 대한 적응이 수반되지 않아 금리 상하단에 대한 인식이 공고하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통화완화 기대에 대한 되돌림 기간이 상당했던 만큼 단기적인 금리 고점을 찾는 과정도 동시에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