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중국 하계다보스포럼 '리커창 발언'에 담긴 뜻

'하계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가 리커창 중국 총리의 개막축사와 더불어 10일 톈진에서 막을 올렸다. 90여개국 2,000여명의 정치인과 경제인 등이 참석한 이번 포럼에서 리 총리가 던진 메시지에는 곱씹을 부분이 있다. 리 총리는 글로벌 기업인들과 만나 "지난해 중국은 세계 경제 성장률 공헌도가 30%에 육박할 정도로 가장 큰 공헌을 했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세계 경제의 개혁과 관리에 적극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강해진 만큼 글로벌 경제의 룰메이커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쌍무관계에서 반독점조사 등의 실력행사를 주저하지 않겠다는 엄포로도 들린다. 대중 수출의존도가 25%나 되는 우리에게는 섬뜩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관련기사



중국 경제정책 방향을 수출 중심의 올드노멀(old normal·舊常態)에서 내수 중심의 뉴노멀(new normal·新常態)로 전환하겠다는 리 총리의 메시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경제의 병폐를 자인하고 개혁을 예고한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위험신호는 부동산 거품 붕괴로부터 그림자금융 문제, 지방정부 부채에 이르기까지 누적된 게 사실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0일 발표한 보고서에도 비슷한 내용이 담겼다. '중국 주택 가격이 8개월 연속 둔화하는 가운데 부동산발 리스크 확대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그림자금융 규제 강화 등과 맞물려 금융권으로 위험이 옮겨갈 수도 있다'는 게 보고서의 요지다.

당장 우리 발등에 떨어진 위협은 중국 기업의 무서운 도약이다. 중국 전자업체 TCL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전자전시회 'IFA 2014'에서 세계 최대 크기인 110인치 곡면 초고화질(UHD) TV를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앞서 출품해 세계 전자업계를 놀라게 했다. 거대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 업체들이 세계 정상의 기술력까지 확보한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이 설 땅은 어디인가. 중국의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최고로 높이고 대비책을 찾지 않으면 안 될 시점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