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5년 내 바이오 시밀러 기업 도약

배성일 우정약품㈜ 대표<br>의약품 도매기업으로 생존 위해<br>제약업 진출 프로젝트 진행<br>처우 개선했더니 열정 더 쏟아<br>매출 연평균 15% 늘었죠


"향후 5년 내에 의약품 도매업을 겸한 바이오 시밀러(bio-similar)기업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우정약품㈜ 배성일(사진) 대표는 9일 "의약품 도매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앞으로 제약 부분 진출이 꼭 필요하다"며 "현재 관련 프로젝트를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대표는 "내과, 안과와 관련된 건강식품을 외국에서 최근 직수입해 판매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우고 내실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면서 "향후에는 제약업 진출을 목표로 국내 제약회사와 공동으로 전문의약품 개발 계획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71년 창업한 우정약품은 동남권을 근거로 하는 종합 의약품 도매기업이다. 지난해 1,688억원의 매출로 부산지역에서는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배 대표는 이처럼 잘나가는 의약기업의 최고 경영자(CEO)이지만 실제로는 의약품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부산대 영문과를 졸업한 배 대표는 은행원 출신이다. 지금은 합병된 서울은행에서 10여 년간 근무하며 인사와 대출심사 등을 담당했다. 이후 그는 낚시용품 및 자전거 용품의 세계적 기업인 시마노사로 자리를 옮긴 뒤 한국지사의 관리본부장을 거쳐 시마노 중국지사의 총 경리에 오르는 등 나름대로 승승장구했다.

그가 의약기업에 몸을 담게 된 것은 지난 2009년의 일이다. 우정약품의 창업주이자 배 대표의 장인이 세상을 뜨면서 회사 경영을 맡을 전문 경영인이 필요했기 대문이다.

배 대표는 "당시 중국에서 급하게 귀국한 뒤 곧바로 중책을 맡았지만 잘할 수 있을까라는 주변의 우려도 컸다"며 "하지만 본인이 의약품을 잘 모른다고 의약기업을 제대로 경영하지 못한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배 대표는 회사를 맡은 이후 그야말로 발로 뛰는 CEO가 됐다. 매출 규모만 따지면 명색이 중견기업 대표였지만 그는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일일이 거래처를 방문하며 영업 일선에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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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배대표 취임 이후 회사는 연평균 15%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290억원 이던 매출은 지난해는 1,688억원으로 3년 만에 4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매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의약품 도매기업들의 특성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배 대표는 대학 동문출신 약사들을 중심으로 신뢰를 다져 나간 뒤 다른 거래처로 발을 넓혔다. 그 결과 부산지역 1,200여개의 약국 중 800여 군데가 우정약품의 거래처가 됐다.

하지만 그는 회사가 잘나가는 이유를 직원들에게 돌렸다.

배 대표는 "직원들에 대한 처우와 복지를 대폭 개선해줬더니 그에 대한 화답으로 직원들이 몇 배 열심히 뛰어주어 회사가 잘 돌아간다"고 말했다.

우정약품은 배 대표 취임 이후 급여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10%씩 파격적으로 올렸다. 여기다 영업사원들에게는 판매 인센티브를 철저하게 챙겨주었다. 사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약업계에서는 최초로 주 5일제 근무는 물론 선택적 휴가제도 실시했다.

배 대표는 "그 결과 소극적이던 사원들이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바뀌어 매사에 솔선수범하더라"며 "매출 상승덕에 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의약품가격 인하 속에 많은 의약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올 매출을 1,700억원 대로 유지하겠다"며 "앞으로는 향토기업으로서 지역 사회에 대한 공헌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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