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028260) 기업분석은 누가 해야 하는 거죠?"
증권사 연구원들이 지난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제일모직 기업분석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일모직이 속해 있는 업종은 섬유·의복이지만 기업의 성격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 연구원들 간에 혼란이 생기고 신경전마저 나타나고 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까지 증권사들이 내놓은 보고서 11건 중 섬유·의복을 담당하는 연구원들이 작성한 보고서는 단 한 건도 없다.
한국투자증권이 17일 내놓은 제일모직 보고서에는 보험·종합상사·제약바이오·건설·레저 등 6개 섹터 연구원이 달라붙었다. 나머지 10건 중 6건은 지주회사 담당 연구원이 작성했고 교보증권과 미래에셋은 건설 담당이, HMC투자증권은 시스템통합 및 디스플레이 담당이, LIG투자증권은 조선·기계 담당이 제일모직 보고서를 내놓았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에 대해 "제일모직은 섬유·의복 업종으로 분류돼 있지만 의류 부문이 전체 이익에 기여하는 비중은 낮다"며 "패션에서부터 테마파크·건설 등에 이르기까지 사업영역이 워낙 다양한데다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기업으로 부각되자 증권사 리서치센터 내에서도 분석 적임자를 두고 혼선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한 연구원도 "기업을 분석하고 목표주가를 제시하려면 해당 기업의 주력사업과 미래 성장성을 파악해야 한다"면서 "제일모직의 사업구조는 주력이 무엇이고 미래 성장성이 어떤지 규정하기 애매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