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지목된 삼남 김정은이 북한 군과 보안기관에 대해 실질적 지휘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사정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21일 "오는 28일로 북한이 3대 세습체제를 공식화한 지 1년이 되는 가운데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호 아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과 김정각 총정치국 1국장 등을 통해 군부대 개편과 작전 지시 등 실질적인 군 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은 일선 군부대 지휘관을 자신에게 충성심이 강한 30~40대로 교체해 자연스럽게 군 내 지지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김정은은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 등 보안기관의 조직과 인사에도 깊숙이 개입해 지휘권을 구축하고 있으며 북한 내 '한국풍 척결' 등 비사회주의 타파를 위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일이 당을 장악한 뒤 후계구도를 안착시킨 것과 달리 김정은은 당보다는 군과 공안기구를 바탕으로 빠르게 권력 기반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소식통은 특히 "최근 들어 김정은이 당 조직 지도부를 통해 감사권을 행사하면서 비리 간부를 숙청하고 청년층의 대거 입당(100만명 이상 목표)을 추진하는 등 당 업무에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보위부 핵심 실세였던 류경 부부장이 올 초 간첩죄로 처형되고 주상성 인민보안부장과 리태남 부총리 등은 비리 연루 혐의로 해임되는 등 고위간부에 대한 숙청작업으로 간부들이 긴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또 "김정은 정책 실패에 따른 책임 문제와 김 위원장의 위상 저하 등을 감안해 경제와 외교 부문에 대해서는 거리 두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김정은 우상화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김정은이 세 살 때부터 총을 쐈다는 등 '김정은 위대성 교양자료'를 작성해 주민을 상대로 주입식 학습을 하고 조총련 부의장인 허종만이 지난 7월 열린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백두혈통을 이어받은 김정은을 따르자"고 언급하는 등 해외에서의 우상화도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보위부와 인민보안부 등을 통해 김정은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반감을 통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