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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10년전부터… 소름 돋는 잡스 실체
"잡스, 10년 전부터 특허소송 준비"전 애플 임원, 경쟁제품 견제 위해 무차별 출원NYT "일자리 창출·기술혁신 억압 초래" 비판
이지성기자engine@sed.co.kr
낸시 하이넨
스티브 잡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소송왕’로 부상한 애플이 스티브 잡스의 주도로 10년 전부터 치밀하게 특허소송을 준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잡스는 심지어 채택 가능성이 낮은 특허까지 무차별적으로 특허를 출원하는 등 애초에 협상을 통해 소송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전 애플 최고법률책임자인 낸시 하이넨의 발언을 인용해 애플이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명령으로 ‘아이폰’ 출시 이전인 2000년부터 특허소송을 준비해왔다고 보도했다. 하이넨은 “잡스의 지시에 따라 애플은 특허의 획득 여부와 상관 없이 무차별적으로 특허를 신청해왔다”며 “잡스는 해당 특허를 활용해 실제로 제품을 만들지 않더라도 일단 특허가 있으면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하이넨에 따르면 애플은 특허권을 획득하기 위해 오랜 시간 치밀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에서 특허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멀티소스 검색 특허’가 대표적이다. 이 특허는 문자나 음성을 통해 콘텐츠를 검색하는 특허로, 애플은 미국 특허청에 2007년 특허권을 신청했다가 “기존 기술을 뻔하게 바꾼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기각당했다. 하지만 애플은 5년에 걸쳐 9번이나 미미한 수정을 가한 뒤 2011년에 특허권을 얻었다. 애플은 이런 방식으로 지난 10년 동안 모바일기기∙PC∙MP3플레이어 등의 제품을 출시했고 전체 특허 1만2,000여개 중 4,100개 이상을 이 기간에 확보했다. 스티브 잡스가 개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는 특허도 3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처음부터 특허 협상에 나설 의사가 없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애플의 전직 임원은 “잡스가 ‘아이폰과 관련한 모든 것에 대해 특허를 내겠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며 “애플은 이미 10년 전부터 특허를 통해 경쟁 제품을 저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고 협상은 애초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래 전부터 특허 확보전에 뛰어들었다는 것 자체가 지난해부터 시작된 글로벌 특허소송전을 준비하기 위한 수순이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쟁 업체에 특허를 침해 당했기 때문에 소송이 불가피하다는 애플의 입장과 달리 애초에 특허소송을 염두에 두고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애플 임원의 이번 발언은 향후 예정된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 판세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의 궁극적 목표가 삼성전자와 구글로 대표되는 안드로이드 진영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애플의 소송으로 경쟁사들의 연구개발 비용이 20% 이상 증가하면서 신생 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 기술 혁신 등이 억압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애플과 구글은 특허소송이 잇따르자 지난해 특허소송과 특허권 인수에 연구개발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스탠퍼드대학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특허소송과 관련한 비용만 200억달러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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