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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향기] <17> 북한산 신라진흥왕 순수비


백제는 옛 영토 회복을 위해 신라를 끌어들인다. 나제동맹은 551년 고구려를 몰아내고 한강 유역을 점령한다. 하지만 적은 등 뒤에도 있었다. 신라가 동맹을 깨고 553년 한강 하류까지 차지해버린 것이다. 열 받은 백제는 역습을 시도하지만 성왕이 전사하는 등 참패를 당했다. 한강 유역을 석권하면서 신라를 강국으로 만든 왕은 진흥왕이다. 그는 스스로를 왕 중의 왕 '태왕(太王)'이라 했는데 이는 광개토태왕과 같은 반열이다. 진흥왕은 555년 서울 지역을 돌아본 후 그 증거로 순수비(巡狩碑)를 남겼다. 순수비는 북한산 자락 해발 560m 비봉 정상에 세워졌다. 지금도 숙달된 등반가가 아니면 올라가기 힘든 바위산 꼭대기다. 비문엔 진흥왕이 직접 오른 것으로 돼 있는데 승리에 대한 영광을 하늘에 고하는 제천의식을 행했을 것이다. '비봉(碑峰)'은 순수비가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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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비 옆에 서면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북악산과 인왕산 사이 너른 땅에 확 시선이 간다. 서울 종로가 역사의 중심이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 현재 비봉에 있는 순수비는 복제품이다. 진품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놓았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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