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 3대 신평사, EU재정협약 '함량미달' 혹평

피치와 무디스, 스탠다드앤푸어스(S&P)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들이 지난 주말 이뤄진 유럽연합(EU) 재정협약에 대해 '함량미달'이라며 쓴소리를 하고 나섰다. 재정위기가 심화된 이후 EU와 신평사간 신경전이 치열해진 가운데 나온 이번 평가로 양측의 공방전이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12일 EU재정협약에 대해 "위기를 진화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점진적 정책 대응"이라며 "위기가 2012년에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치는 이어 "재정긴축으로 인해 유럽이 '심각한(significant)' 성장세 둔화에 직면할 것"이라며 "성장둔화는 세수차질을 유발해 재정적자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내년 유로존 성장률이 0.4%, 2013년에는 1.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위기에 대한 종합적인 해법이 나온다면 성장률이 이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위기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피치는 "ECB만이 유동성 뿐 만 아니라 재정위기에 대해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방화벽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다"고 언급했다. 결국 ECB 등 위기확산을 막을 구원투수의 손발을 묶어놓은 점, 긴축 일변도의 운영으로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점 등에 대해 이번 재정협약의 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디스도 결정적인 정책 조치를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와 함께 EU 27개국 전체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여부를 예정대로 내년 1·4분기에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무디스는 이날 성명에서 "단기적으로 채권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가 부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과 EU가 여전히 추가적인 충격을 받기 쉽고 유로존의 결집력 또한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도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했다. 유로존에 닥친 위기가 지속될수록 경제가 입는 부정적 영향은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유럽지역 선임 이코노미스트 진 마이클 식스는 "EU 정상회담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봤지만 재정위기를 해소하려면 정상회담이 몇 차례 더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식스는 "유로존 국가들이 내년에 심각한 경기후퇴(리세션)와 신용경색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점을 분명하게 알리기 위해 S&P는 정상회담에 앞서 유로존 15개국의 등급 강등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S&P 유로존 15개국, 유럽연합, 유럽금융안정기금, 유럽 대형은행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향조정을 위한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시켜 놓고 있다. S&P는 수일래 강등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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