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추경 편성 싸고 당·청 '파열음'

靑 "국가재정법에 천재지변등 '등'자 추가 논의" 필요<br>이한구 정책위의장 "재정규모 줄여야 할 상황" 반대<br>민주 "민생은 등한시…친재벌 정책만 편다" 비판

이명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내수진작책의 일환으로 거론하며 급부상한 추가경정예산 편성(방식)을 놓고 청와대와 여당인 한나라당이 충돌하고 있다. 여기에 통합민주당도 청와대의 경기부양 방식에 반대 의사를 밝혀 부양론을 놓고 청ㆍ여당ㆍ야당의 3자 간에 파열음이 거세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14일 “이 대통령이 세계잉여금을 조기 배정해 내수부양에 이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 (추경편성 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번 국가재정법 개정 당시 (추경편성 요건으로) ‘천재지변 등’이라는 문구를 넣었어야 했는데 ‘등(等)’자를 빼는 바람에 까다로워졌다”면서 “‘등’자를 추가하는 쪽으로 개정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부 재정규모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새 정부 초반부터 추경은 곤란하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감세정책을 주로 해야 한다”며 “기획재정부가 올해 2조원 정도 세출을 줄이겠다고 보고한 만큼 정부가 그런 기조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측근인 임태희 의원도 “경기를 살리는 것은 중요하지만 재정을 늘리는 게 실효성 면에서 타당한지는 의문”이라며 “기업 투자의 근본적인 걸림돌을 빨리 개선해주는 등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와 만나 “새 정부가 경제를 살리겠다면서도 민생에 직결되는 사안은 등한시하고 친재벌 정책만 펴고 있다”고 비판한 뒤 “감세하겠다면서 추경예산을 펴겠다는 것은 또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이처럼 충돌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금명간 조율작업이 잇따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오는 18일 한승수 국무총리와 강재섭 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첫 고위당정협의회를 연다. 협의회에서는 5월 임시국회 소집 방안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출자총액규제 폐지가 담긴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30여개 법안의 처리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앞서 15일 오전에는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김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회동할 예정이어서 임시국회 소집시기 등과 관련해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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