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피터팬 증후군 조장하는 동반성장위

동반성장위원회가 숱한 논란을 뒤로한 채 제과점업ㆍ음식점업ㆍ중고차판매업 등 14개 서비스 업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을 갓 벗어난 중견기업들도 대기업으로 간주돼 사업 축소 및 진입 자제, 확장 및 진입 자제 등의 규제를 받게 생겼다. "중견기업이라도 시장지배력이 크면 소기업의 입장을 배려해야 한다(유장희 동반위원장)"는 것이다.


하지만 동반위가 실제로 적용한 잣대는 시장지배력 기준이 아니다. 70조원 규모에 이르는 국내 외식산업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도 안 된다. 공정거래법상의 시장지배적사업자(1곳 점유율 50%, 2~3곳 75% 이상) 기준 같은 객관적 잣대가 없고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기존 골목상권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분석도 없다. 설득력 있는 기준도 없이 동반위는 모든 비(非)중소기업에 '적합업종 족쇄'를 채워버린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더 나아가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동반위는 거꾸로 가고 있다. 동반위 결정으로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회피하는 피터팬 증후군이 조장ㆍ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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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대주주가 외국계라도 국내에 법인이 있으면 같은 규제를 적용하기로 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하지만 시장진입 및 사업확장을 막는 새 규제 도입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 모기업이 제소할 가능성도 있다.

국제분쟁 가능성과 혼선을 없애려면 중소기업 졸업과 동시에 모두 대기업으로 간주하는 중소기업기본법을 하루 빨리 고쳐야 한다. 현행 법령은 음식점업ㆍ도소매업의 경우 매출액이 200억원을 넘고 상시근로자가 200명 이상이면 각종 혜택을 받는 중소기업에서 제외한다. 소비자의 선택권과 서비스 경쟁력 향상을 도외시하고 기존 개인사업자 등의 기득권만 보호해주는 서비스업 중기적합업종 지정의 부작용을 동반위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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