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철도파업 철회 중재, 국회 모처럼 제몫했으나 …

철도파업이 종지부를 찍었다. 파업을 시작한 지 22일째, 계사년의 마무리를 하루 앞둔 30일 극적으로 파국을 면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코레일 노조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에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를 구성하는 조건으로 파업을 철회하는 데 합의했다.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지만 일단 다행스럽다.


파업 철회에는 국회의 공이 컸다. 민주당이 당사에 들어온 코레일 노조 집행부를 설득하고 새누리당 중진의원이 앞장서 당과 청와대의 동의를 구해낸 결과다. 여야뿐 아니다. 파업 철회에 관한 한 모두가 승리자다. 코레일 노조는 명분 없는 파업으로 국민경제에 해를 끼쳤지만 한발 물러서 파업 철회 결단을 내렸다. 노조의 파업에 흔들리지 않고 원칙으로 일관한 박근혜 대통령의 소신 역시 노조에 '파업을 지속해봐야 얻을 게 없다'는 인식을 갖도록 만들었다. 파업에 반대하는 여론의 흐름에 비춰 강경책을 고수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차선책을 택한 청와대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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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규 채용자와 체포영장이 발부된 파업 지도부에 대한 처벌과 노조원 징계에서 민영화 논란까지 철도발전소위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쌓여 있다. 문제에 봉착할 때마다 이번 사태의 중재와 해결과정을 준용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은 철도노조에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요구하지 말자. 파업을 위한 싸움은 안 된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민주당부터 예산안 처리나 다른 쟁점 사안에서 그렇게 해야 한다. 합의문을 약속보다 먼저 발표할 만큼 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알리고 싶거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이제 내일이면 새로운 한해의 태양이 솟는다. 정치권은 사상 최장기 철도파업이 해를 넘겨 노동계의 극한투쟁으로 이어지며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뻔했던 사태를 방지한 슬기와 노력을 더 보여줘야 할 책무가 있다. 당장 새해 예산안부터 시급히 처리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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