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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실리로 간다는 선언

제2보 (18~34)



홍민표가 예상했던 대로 이세돌은 백18로 곱게 지켰다. 흑19 역시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여기서 이세돌은 5분을 생각했다. "작전의 기로입니다. 보통은 좌하귀를 지키는 것인데 뜸을 들이는 것을 보니 뭔가 새로운 구상을 하는 모양이군요."(홍민표) 백20이 놓이자 이번에는 구리가 생각에 잠겼다. "아마 구리가 깜짝 놀랐을 겁니다. 백의 의도를 파악하느라고 시간을 쓰는 겁니다."(윤현석) "지금 좌하귀를 점령하는 것은 백의 주문에 말려드는 길입니다."(홍민표) 참고도1의 흑1로 침입하면 백은 귀의 실리를 선선히 내주고 요소인 백14를 선점하게 된다. 10분이 지나도 구리는 착점을 하지 않았다. "뭔가 호쾌한 궁리를 하는 모양입니다. 우선은 그냥 한칸을 뛰어나오는 것이 유력해 보입니다."(홍민표) 홍민표가 참고도2의 흑1 이하 흑7을 제시했다. 그러나 장고 15분만에 구리가 보여준 것은 실전보 흑21의 슬라이딩. 철저하게 실리로 가겠다는 선언이었다. 그 다음은 일사천리였다. 백30은 필연. 반대쪽에서 축으로 몰고 싶지만 지금은 축머리에 흑돌이 놓여 있다. 결국 백34까지의 절충이 이루어졌다. 흑은 선수로 실리를 취했고 백은 두터운 외세를 마련했다. "백의 외세가 얼마나 효능을 발휘하느냐가 포인트입니다. 일단 백이 나빠 보이지는 않는군요."(윤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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