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주와 우선주에 투자하는 배당주펀드들이 약세장에서 배당 수익을 웃도는 주가 하락에 울상을 짓고 있다.
1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운용순자산 10억원 규모 이상 배당주펀드들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3.50%로 국내 주식형 펀드(6.58%)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배당주 펀드는 시가배당률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 시세 차익을 얻고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배당시점까지 주식을 보유해 배당수익으로 주가 하락 손실을 막는 상품이다.
하지만 주요 배당주펀드들이 고배당주들의 주가 하락폭이 시가배당률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수익률을 깎아먹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달 13일 1.2%의 시가 배당을 실시했지만 주가는 지난달 초 이후 지금까지 24%나 하락했다. 지난달 23일 3%의 시가배당을 했던 S-oil도 한 달 여 사이 주가가 14%나 빠지면서 사실상 배당 수익이 무용지물이 됐다.
고배당을 노리고 우선주 투자 비중을 늘렸던 배당주펀드들도 성적이 신통치 않다. 삼성전자 우선주에 투자 비중이 높은 ‘세이고배당(주식)Class Ce’은 연초 후 수익률은 -0.07%에 그쳤고 LG화학 우선주와 현대자동차 우선주에 투자하는‘신영고배당[주식](종류C 1)’의 수익률도 2.18%로 높지 않다.
제로인 이은경 연구원은 “배당주펀드는 배당이익이라는 플러스 요인이 있긴 하지만 최근 주가하락폭이 커 수익률을 방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선주도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배당주 펀드 수익률이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배당주펀드가 하락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배당 수익을 노리고 단기적으로 배당주펀드에 투자하기 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바라볼 것을 조언한다. 김보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주펀드 투자자들은 배당수익을 받고 환매를 통해 단기 차익실현에 나서는 경향이 크다”며 “하지만 배당주펀드들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1.5~2.5%로 예상보다 크지 않아 지급받은 배당금을 재투자해 복리 효과를 노려 장기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