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미 정상, FTA 타결전 심야 통화"

블룸버그 '막전막후' 보도<br>오바마, 전략적 동맹 거론<br>타결 중요성 거듭 강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이 진행 중이던 지난 1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협상 타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 이번 협상에 관여했던 익명의 백악관 참모의 말을 인용해 이달 초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렸던 한미 FTA 추가 협상 막전막후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협상 초기였던 1일 양측이 자동차 관세 부문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포드자동차의 앨런 멀럴리 최고경영자(CEO)를 집무실로 불렀다. 로런스 서머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이 동참한 자리에서 가이트너 장관 등은 멀럴리 CEO에게 2.5%의 관세폐지 시한을 5년 유예하는 방안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고 물었고 멀럴리는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의원들과 상의를 해야 한다면서 자리를 떴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마이클 프로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경제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멀럴리 CEO와 노조, 하원 의원들이 정부 측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낭보를 전하게 된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오후10시30분 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소식을 전했고 1시간 가까이 이어진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 간 전략적 동맹에서 한미 FTA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강조했으나 이 대통령은 애매모호한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튿날인 2일 오전 협상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지자 프로먼 부보좌관은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에게 함께 산책할 것을 권유, '최종 담판'에 나섰다. 프로먼 부보좌관은 김 본부장에게 협상이 실패할 경우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동맹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김 본부장도 몇 가지 추가 조건을 내걸었고 같은 날 밤 늦게 프로먼 보좌관은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 협상 타결을 알리는 e메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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