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영·유아 건강검진 헛돈다

"질병·신체 하자 기록 남아" 괴담에 검진율 한자릿수

30개월된 아이을 둔 주부 이모(34)씨는 정부에서 실시하는 영ㆍ유아 무료 건강검진을 받으려 했으나 주변의 아이엄마들이 하나같이 받지 말라고 해 고민중이다. 정부차원의 건강검진을 받으면 오히려 ‘아이의 질병ㆍ신체적 하자가 기록으로 남아 앞으로 취업등에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괴담이 돌고 있던 것이다.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이 상상을 뛰어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실시중인 영ㆍ유아건강검진이 제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영ㆍ유아 검강건진은 만 6세 미만 영ㆍ유아들을 대상으로 5차례에 걸쳐 본인부담 비용이 전혀 없이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검진시기는 4개월, 9개월, 18개월, 30개월, 5세 총 5차례이며 18개월과 5세에는 구강검진도 포함된다. 구체적인 검진 항목은 ▲시각 ▲청각 ▲신장 ▲체중 등이 대상이다. 5세때는 아이의 정서 상태와 사회성 정도도 점검대상이다. 지난해 11월15일부터 12월말까지 대상자 208만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독려했으나 참여율이 한자릿수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처럼 매우 저조한 참여율로인해 1월말까지 검진기간을 연장했다. 올해는 연중내내 4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검강검진을 실시할 방침이지만 여전히 사업성공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검진항목도 실질적인 건강개선 요인보다는 질병보유 여부나 신체조건 등 통계용 신체검사자료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건강검진의 기본인 소변ㆍ혈액 검사가 빠졌기 때문이다. 영유아건강검진을 담당하는 소아과에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소아과 의사들은 “기본적인 문진으로 영유아의 정확한 건강상태를 파악하기에는 무리”라고 밝히고 있다. 병원 사정에 따라 영ㆍ유아 검진시간이 낮시간대에 잡혀있어 직장을 가진 아이엄마들에게 실효성이 떨어지는 요인이다. 아이 둘을 기르는 직장 여성 정모(31)씨는 “낮에는 도저히 시간을 내지 못하는 편”이라면서 “차라리 정부가 수년전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힌 영ㆍ유아 무료접종 등이 더 시급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영ㆍ유아 무료접종 사업은 예산미확보로 실현되지 못해 원성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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