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행정부는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해 의회 및 전직 대통령들이 제기하는 북ㆍ미 양자회담 개최 요구를 일축했다.
조시 W 부시 미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직접 대화와 관련, “문제는 실제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을 쓰는 것이며 북한은 이러한 우리의 입장을 매우 명확히 알고 있다”면서 “양자 대화는 지난 94년 (제네바 합의 때) 해봤지만 실패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의 위협 중 어느 것이 더 우려되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두 나라는 다른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지만 북한이나 이란 같은 나라가 핵무기를 보유ㆍ사용ㆍ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협은 똑같이 심각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잭 크라우치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날 워싱턴 전략국제연구센터에서 연설을 통해 “북한이 9일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미국과 동맹국은 북한의 핵실험 결정에 책임이 없다”고 강조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상원 외교위원장인 공화당의 리처드 루거 의원이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직접 대화가 곧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미국은 그 동안 6자회담 내에서 북한과 직접 대화를 많이 해왔다”면서 “미국은 이를 다시 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6자회담 틀 내에서만 양자회담을 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어 “만일 양자 협의를 갖는다면 옆으로 비켜난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대해 ‘협상을 타결하라’ ‘북한의 요구에 양보하라’고 말할 것”이라면서 “그런 식으로는 얻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의 중진의원인 루거 상원 외교위원장과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장은 전날 방송에 출연해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고 빌 클린턴, 지미 카터 등 두 전직 대통령도 북핵 해결을 위한 미ㆍ북 양자회담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