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진해일 피해유족 생각에 잠시도 쉴 수 없어"

푸껫서 시신확인 박희찬 경사 "무더위로 시신부패, 지문채취 어려워 문제"

"유족들을 생각하면 잠시도 쉴 수가 없습니다.하루 빨리 남은 실종자를 찾아야 한다는 마음 뿐입니다." 남아시아 지진해일 참사로 숨지거나 실종된 한국인 희생자가 가장 많이 나온 지역인 태국 푸껫에서 사망자 확인을 위해 경찰이 투입한 지문감식 전문가 박희찬(49)경사. 경찰청 수사국 과학수사과 소속인 박 경사는 일반직인 김왕선 주사와 함께 지난달 3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팀에 이어 급파됐다. 이들은 국과수 법의학팀이 현지 사원에 안치된 시신 수천여구 중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분류해 내면 유족과 함께 식별 작업에 나서는 한편 곧바로 지문을 채취,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무더운 날씨 탓에 시신이 부패해 지문 채취가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박 경사는 기자와의 국제통화에서 "지진해일 사태가 일어난 지 열흘이 넘은데다32∼34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로 시신의 부패가 심해 지문 채취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게 문제"라며 "이제는 DNA 식별로 시신을 확인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오늘 오전에도 시신 1명의 확인을 위해 유족들이 오기로 했다. 유족과 협조해서 최대한 빨리 신원을 확인하겠다"며 "카오락 지역에도 확인 안된 시신 몇구가 더 있다고 하니 그쪽으로도 가서 당분간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1984년 기술직으로 경찰에 특채 임용된 박 경사는 그동안 줄곧 경찰청 과학수사과에서만 근무한 지문감식 분야의 손꼽히는 `베테랑'. 주된 업무가 사고 현장에 남겨진 피해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거나 끔찍한 사건 현장에 남아있는 범행 흔적을 찾아내는 일인 만큼 겉보기에는 큰 빛도, 생색도 나지않는다. 그러나 그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각종 사건.사고의 현장에는 항상 자리를지키고 있었다는 자부심만은 대단하다. 현장에 남아있던 실낱같은 단서가 그의 손을 거치면서 생생한 물증으로, 피해자들을 위한 확인 자료로 되살아났다. 192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한 대구지하철참사를 비롯, 올해 발생 10년째로접어드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훔친 택시를 이용해 부녀자를 성폭행하고 잔인하게 살해한 살인마 온보현 사건 등 굵직굵직한 강력 사건.사고 수습에 그가 참여했다. 그는 "태국까지 와서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고생하고 계신 유족들에 비하면 여기서 겪는 불편은 아무 것도 아니다"며 "유족들을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실종자의생사가 드러나고 시신도 확인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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