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가 사람들] 이윤규 사학연금공단 자산운용관리단장

"올 1兆3,000억 주식에 투자" <br>금융·운수창고업중 저평가 종목 관심<br>동남아 부동산펀드·SOC등 투자 검토


“올해는 지난해보다 적어도 2,000억원 이상 많은 1조3,000억원 규모를 주식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지난 1일 새로 부임한 이윤규(52ㆍ사진) 사학연금공단 자산운용관리단장은 6일 “지난 수 년간 운용자금 내 주식비중을 꾸준히 높인 효과를 지난해 톡톡히 봤다”며 “지난해 사학연금에서 주식 비중이 17%대였는데 장기적으로는 20%대 후반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사학연금은 지난해 기금운용수익률 10.22%를 기록했다. 이는 공무원연금이나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 가운데 가장 높다. 특히 주식 부문에서 38.2%라는 놀라운 수익률을 보이며 코스피지수 대비 6%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지난해 주식 비중 13%) 보다 공격적으로 주식투자를 한 것이 주효했다. 이 단장은 “주식의 경우 남들보다 한박자 앞선 종목선정 능력이 뛰어났고 전체적으로 부동산, 파생상품 등 대체투자 부문의 확대가 전체 수익률 상승을 가져왔다”며 “이 같은 방향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에는 자산주, 지주회사주, 중국관련주를 발빠르게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며 “올해는 일부 금융주와 운수창고업에서 과다하게 저평가받는 종목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조정을 딛고 상승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지금이 주식비중을 늘리기 좋은 타이밍”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1ㆍ4분기 증시는 안 좋았지만 다행이 사학연금의 주식 관련 손실이 예상보다 적었다”며 “미국 금융위기 등 외부 변수가 진정되는 상황에서 결국 유동성 자금이 주식 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3ㆍ4분기나 4ㆍ4분기엔 주식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올해 코스피지수 전망에 대해 “연기금은 보수적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지난해 전고점(2,085포인트)까지는 갈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그는 이와 함께 “신흥시장의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대한 투자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과거부터 사학연금은 부동산, SOC 등 대체투자 부문에 큰 관심을 가졌었다. 천안논산고속도로, 공항철도 등이 사학연금이 투자한 대표적인 사례다. 또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특히 동남아 지역에 부동산 펀드 참여나 SOC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1조원 수준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데 향후 5,000억원 이상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미 골드만삭스와 동남아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조만간 ING베어링투신운용과도 MOU를 맺을 계획이다. 그러나 기업 인수합병(M&A)과 관련해서는 “물건도 많지 않고 값도 너무 높아졌다”며 “가치를 꼼꼼히 따져 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단장은 “사모투자펀드(PEF) 설립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고 M&A 매물로 나오는 모든 건을 전부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몇 조원은 우습게 부르는데 나중에 적정할 가치를 받고 팔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군인공제회 등에서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서도 “공동지분 투자는 과거부터 꾸준히 해 왔지만 조 단위에 이르는 큰 규모의 사업주체가 되면서 리스크까지 짊어질 필요는 없다”며 “안정성이 확보된 것들로 적절히 분산해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이윤규 단장은
26년간 한우물 판 '정통 투신맨'
마라톤 즐기는 국내 CIO 1호
이윤규 단장은 대학 졸업 직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해 26년간 줄곧 투신권에서 한 우물을 판 정통 '투신맨'이다. 이 단장의 이력서에 적힌 회사는 한국투자신탁, 동부투신운용, 메가마이다스투자자문 셋 뿐이다. 이 단장은 "요즘 친구들처럼 빠릿빠릿하지 못하고 세상물정도 몰라 그렇게 됐다"고 둘러 쳤지만 단출한 이력서에서 우러나오는 강한 내공이 느껴진다. 회사 경험은 다양하지 않지만 그가 맡은 영역만큼은 누구보다도 넓다. 이 단장은 한투에서 말단 사원부터 시작해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일선 지점장 등을 거쳐 이사까지 올랐다. 증권가에서 해 볼 수 있는 모든 직군을 다 거쳐본 셈. 특히 채권운용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2001년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내 투신운용사 중 처음으로 운용담당 최고투자책임자(CIO) 체제를 도입하면서 이 단장은 국내 CIO 1호라는 기록도 세웠다. 그는 마라톤을 즐긴다.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2002년 춘천마라톤을 시작으로 10차례 넘게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해 매번 3시간대의 우수한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 2006년엔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대회인 미국 보스턴마라톤대회에도 정식으로 참가해 3시간24분 기록을 세우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고 지난해엔 서울시가 주최한 100km 울트라마라톤대회에도 도전했다. 이 단장은 투자도 마라톤에 비유한다. 그는 "충분한 준비없이 마라톤에 도전하면 몸에 무리가 오는 것처럼 주식투자 역시 철저한 연구와 준비가 필요하다"며 "단기간 대박의 환상만 버린다면 주식은 가장 합리적인 투자"라고 말했다. ◇ 약력 ▦56년 충남 부여생 ▦82년 중앙대 경제학과 졸업 ▦96년 한국투자신탁 동수원지점장 ▦00년 한국투자신탁 운용본부장(CIO) ▦03년 한국투자신탁 IB사업본부장 ▦05년 한국투자신탁 기획조정부 이사 ▦06년 동부자산운용 부사장 ▦07년 메가마이다스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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