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포스코의 현금결제 확산되길

포스코가 중소기업의 납품대금을 전액 현금결제하기로 한 것은 작은 이익을 버리고 큰 이익을 택한 것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선 돈을 쥐고 있어도 별 이익이 없기도 하지만 이를 중소기업에 돌리면 품질향상으로 이어져 결국 그 이익이 포스코로 크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바로 ‘윈윈’전략이다. 경기침체로 중소기업의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기업들도 본 받을 만 하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자금지원을 원활히 한다는 측면에서 2000년부터 어음대신 구매카드제도가 결제수단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돈이 묶여 있다는 점에선 어음과 다름 없어 중소기업의 불만이 컸다. 그나마 어음결제가 아직도 50%를 육박하는 데다 기간도 60일 이상이 25%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금이 급한 중소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이를 할인해서 사용, 이중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됐다. 아직도 대기업이 결제수단으로 선호하고 있는 어음은 우리나라 밖에 없는 제도이다. 일본이 한 때 이 제도를 활용했으나 없어졌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납품을 거절할 수 있다는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 많은 현금을 쌓아 두고도 어음으로 결제하고 결제기간도 90일까지 늘려 잡는 경우가 허다했다. 중소기업들은 이 때문에 자금난을 겪으면서도 납품단절이 두려워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해야 했다. 12개월 연속 가동률이 60%대에 머물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요구와 결제지연을 가장 큰 애로점의 하나로 들고 있다. 조 단위의 이익을 내는 대기업 조차 무리하게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어음으로 결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대기업은 노조의 파업과 임금인상 비용까지 납품업체에 떠넘기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뒷받침 없이는 대기업의 경쟁력 강화도 어렵다. 포스코의 현금결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을 위한 발상의 전환으로 평가된다. 현금결제가 더욱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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