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소득이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농가가10가구중 1가구에 달할 정도로 농촌의 빈곤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는 15일 `농업인 빈곤실태와 국민기초생활 보장제도 개선안`보고서를 통해 전체 농가중 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농가 비율인 농가 빈곤율이 외환위기이후 크게 높아져 2001년에도 11.8%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표본조사 방식인 통계청의 농가경제통계를 분석해 추계한 것으로 농가 빈곤율은 96년 7.5%와 97년 7.9%에서 외환위기 영향으로 98년 13.9%로 급격히 높아진 뒤 99년 13.6%, 2000년 12.0% 등으로 소폭 완화되는 추세다.
보고서는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농가 빈곤율의 감소폭은 도시근로자 가구에 비해서는 작은 것으로 농촌과 도시의 빈곤율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도시근로자 가구에 대한 빈곤율 추정치에 따르면 전체 도시근로자 가구중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가구는 99년 7.3%에서 2000년 5.4%,2001년 4.4%로 떨어졌으며 결국 99년 도시 근로자 가구의 1.9배였던 농가 빈곤율 수준은 2001년 2.7배로 확대됐다.
농협 이홍규 과장은 “농가 빈곤율이 낮아지고는 있지만 도시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욱 커지는 추세”라면서 “특히 농산품 개방 확대 등에 따라 농촌의 빈곤문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1년 현재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빈곤농가는 16만가구에 48만4,000명이며 이들 가구의 소득을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최소 7,660억원의 정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이 보고서는 추정했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