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학 권위 인정하며 개혁추진을"

정운찬 총장 쓴소리


정운찬(사진) 서울대 총장이 대학개혁을 명분으로 경쟁 지향적인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는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 총장은 16일 정부중앙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교육인적자원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대학의 현실과 이상’이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대학 권위를 사회가 인정하지 않고 대학을 행정기관의 하나로 보거나 투자기관의 하나로 생각한다면 대학 자체는 물론 우리 사회에도 큰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며 “대학에 대한 지나친 경쟁체제 도입에 앞서 진리를 추구하는 대학 본래의 권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이 고답적인 도덕공동체가 돼서도 안되지만 세속적인 이해에 좌우되는 공리주의에 지배돼서도 안된다”며 “교수들의 연구력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경쟁논리가 속속 도입되고 있지만 경쟁구조와 관료적인 평가논리가 연구역량의 강화를 가져올 것인지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학교육이 너무 기능 위주로 바뀌어 ‘비지성적인 전문가’만 양산하는 것이 아닌지 염려스럽다”며 “대학은 단순한 지식전수 기관이나 기술교육의 장소가 돼서는 안되며 직접적 효용성에서 한걸음 물러서 진리 그 자체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총장의 이날 발언은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부임 이후 ‘대학도 산업’이라며 각 대학에 일고 있는 경쟁 중심의 구조개혁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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