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한국자살예방협회와 함께 농촌 노인들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농약자살자가 많이 발생하는 경기ㆍ충청ㆍ강원 지역 13개 마을에 700여개의 농약안전보관함을 보급했다고 29일 밝혔다.
생보재단은 보관함의 올바른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사업담당자가 해당 가구를 월 1회 직접 방문해 사용실태를 확인하고 보건소와 연계한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생보재단의 설명에 따르면 농촌에서는 노인의 자살 수단으로 농약 음독이 가장 흔히 사용된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의 56%가 농약을 자살도구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돼 20~39세의 농약 음독자살률보다 무려 8배 이상 높았다. 또 우리나라 농약사용량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1위, 세계 4위로 높은 수준이지만 대부분의 농약이 창고나 부엌 찬장 등 손 닿기 쉬운 곳에 방치된다.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쉽게 농약을 손에 넣을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단 측은 "농촌 노인들이 생활고와 우울한 삶에 시달리다 충동적으로 음독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관함을 설치함으로써 한번 더 생각해보고 마음을 돌릴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된다"며 "실제 보관함이 설치된 농촌마을의 농약 자살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하규섭 자살예방협회 회장은 "농촌형 자살예방사업의 좋은 모델로 다른 지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라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농촌 음독자살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