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은 쌀 파동 '안전지대'

국제 쌀값 하룻새 30%이상 치솟지만…<br>자급율 99%로 亞소요 발생해도 영향 미미<br>당분간 불안정한 상승세속 재고량 줄어들듯


국제 쌀 값이 하루에 30% 치솟는 폭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100% 쌀 자급국인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쌀 파동’을 비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작년 벼농사 흉작과 수입곡물가 폭등에 따른 쌀 소비 증가세로 국내 쌀 가격도 예년보다는 불안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쌀 재고량이 적정수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국제 쌀 가격의 기준이 되는 태국산 쌀값은 지난 1월 톤당 380달러 수준에서 지난 27일 현재 760달러로 올들어 두 배나 올랐다. 27일 하루 동안의 상승폭만 무려 30%에 달했다. 세계 2위 쌀 생산국인 인도도 같은 날 쌀 수출가격을 50% 이상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며 이집트ㆍ캄보디아 등은 국내 수급악화 때문에 쌀 수출을 중단한 상태다. 외신들은 세계인구 25억명 이상의 주식인 쌀이 공급난에 시달림에 따라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에서의 폭동 발생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쌀 부족으로 인한 이 같은 소요 현상이 우리나라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쌀 자급률은 99%. 해외에서 최소한 수입해야 할 의무 물량을 감안할 때 사실상 우리가 짓는 벼농사만으로 국민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작년 국내 쌀 생산량은 468만톤으로 가공용을 포함한 총 수요량인 416만3,000톤보다 많다.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최소시장접근(MMA) 물량 24만6,000톤과 정부의 공공비축 재고 69만5,000톤까지 감안하면 현재 우리나라는 쌀이 ‘남아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해외에서 들여오는 MMA 물량의 수입단가에도 지금의 폭등세는 반영되지 않는다. 올해 수입분은 이미 작년 계약체결 과정에서 확정됐기 때문이다. 연내 5만톤 가량을 의무 수입해야 하는 태국산 쌀도 우리나라는 현재 시가보다 훨씬 낮은 톤당 400달러대에 수입하면 된다. 국내 수급사정도 예년보다 다소 불안해진 것은 사실이다. 작년 작황이 줄어 수확기 이후로 꾸준히 값이 오르고 있는데다 쌀 가격 상승을 기대한 산지 수집상과 농가가 출하를 늦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수입가격이 크게 오른 밀ㆍ옥수수 대신 쌀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쌀값은 당분간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서민물가 안정 차원에서 공공비축미를 조기에 푸는 등 공급을 늘릴 계획이지만 이 경우 쌀 재고량는 적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쌀 수급불안 심리는 비축미 공매로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쌀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 올 연말 쌀 재고량이 적정 수준인 73만톤을 밑도는 65만5,000톤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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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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